|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역시 윌 크로우의 존재감을 지우기엔 무리였을까.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캠 알드레드가 KBO리그 데뷔전에서 뭇매를 맞았다. 알드레드는 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 등판해 3이닝 6안타 3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
이날 알드레드는 총 78개의 공을 뿌렸다. KIA 입단 전 미국 마이너리그(트리플A)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돌았으나, 시차 적응 및 달라진 환경 등 바로 100구를 소화하기는 어렵다는 게 KIA 코칭스태프의 판단이었다. 직구 최고 구속 148㎞, 투심과 체인지업, 스위퍼를 섞어 경기를 풀어갔다. 구속이나 변화구의 각도는 나쁘지 않은 편. 스트라이드 시 공을 숨기는 디셉션 동작도 합격점을 줄 만했다.
|
다만 제구 면에서 갑자기 흔들리는 모습을 보인 점이 아쉽다. 스스로 주무기로 꼽았던 투심과 스위퍼를 결정구로 활용했으나, 보더라인에서 조금씩 빠지면서 볼넷을 허용했다. 두산 타선이 존 바깥으로 빠지는 공을 때려 적시타를 만드는 등 타선 집중력도 알드레드를 힘겹게 했다. 실투성 공이 없었던 점은 그나마 다행스런 부분.
적응기를 거친 뒤 호투하는 외국인 투수들은 적지 않았다. 크로우도 그랬다. 개막전 선발(3월 23일 광주 키움전)로 나섰으나 6이닝 4자책점을 기록했고, 두 번째 등판(3월 30일 잠실 두산전)에선 4⅓이닝 5실점에 그쳤다. 그러나 이후 6경기 중 5경기를 무실점으로 장식하면서 4연승을 내달린 바 있다.
KIA는 크로우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총액 32만5000달러에 알드레드와 계약했다. 적지 않은 계약 규모였던 만큼 논란이 있었지만, 규정 내에서 이뤄진 계약이고 우승을 노리는 KIA의 의지가 강력히 반영했던 부분.
|
첫 경기를 통해 알드레드는 가능성과 보완점을 명확하게 드러냈다.
두산전에서 보여준 내용은 실망스러웠지만, 보완이 된다면 리그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보여줄 만한 공을 갖추고 있다는 점은 증명됐다. 두산전에서 얻은 교훈을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다. 알드레드의 투구를 좀 더 지켜봐야 할 이유. 그가 반등 실마리를 잡지 못한다면 KIA는 또 다른 대체 외국인 선수를 찾으면 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