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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마무리 자리를 19세의 고졸 신인에게 내줘야 했다. 하지만 눈치 볼 수도 있는 후배를 위해 먼저 다가가 그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결국 이 감독은 결단을 내려 홍건희에게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그리고 위기에서 가장 믿고 내보내는 김택연에게 마무리라는 자리를 맡겼다.
김택연은 마무리를 맡자마자 등판해 세이브를 챙겼다. 이날 9-3으로 앞서다가 9회초 3점을 내줘 9-6으로 쫓기고 2사 1루로 세이브 상황이 만들어지자 등판하게 된 것.
마무리라는 보직을 맡고 선배들로부터 조언을 받았냐는 질문에 김택연은 홍건희에게서 받은 말을 공개했다. 김택연은 "홍건희 선배님께서 미안해 하지 말고 자신있게 하라고 하셨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편하게 물어보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마무리 자리를 내놓는다는 것은 자존심이 상할 수도 있다. 게다가 홍건희는 지난시즌을 마치고 2+2년 최대 24억5000만원의 FA 계약까지 했다. 1992년생인 홍건희와 2005년생인 김택연은 무려 13년의 나이 차이까지 있다.
선배는 어린 후배에게 자신의 자리를 내주는 것에 창피함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후배가 선배의 보직을 대신할 때 눈치를 볼 수도 있다. 홍건희는 자신의 마음보다는 오히려 먼저 김택연의 마음을 먼저 헤아렸다. 김택연이 편하게 마무리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팀을 위한, 선배의 큰 마음씨를 보였다.
선배들의 응원속에 19세의 고졸 신인이 팀의 승리를 지키게 됐다. 김택연은 "마무리가 3시간 이기고 있다가 1분만에 질 수 있는 자리다. 책임감을 가지고 해야된다"면서 "나 때문에 지는 날도 있겠지만 힘드 날이 올 순간들을 잘 이겨내야 할 것 같다. 그래도 마무리가 된 것에 대해서는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