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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걸리면 넘어갈 것 같기는 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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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은 엄청나게 빨랐다. 하지만 제구가 전혀 잡히지 않았다. 키움도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지난 3년간 많은 기회를 줬지만, 나아지는 건 없었다.
팔꿈치에 무리가 가지 않는 타자로의 전환. 투수로서 힘들겠다는 판단 하에 힘든 결정을 했다. 벼랑 끝에서 고교 시절 청소년 대표팀 4번타자도 쳤던 자신의 야구 재능을 믿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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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키움의 얕은 선수층, 떨어지는 성적 속에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장재영을 과감히 올렸다.
20일 한화 이글스전 전격 1군 콜업이 됐고, 장재영은 첫 경기부터 2루타에 볼넷 2개를 골라내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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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재영은 이튿날 두 얼굴의 사나이로 변신했다.
23일 롯데전 4타수 4삼진 굴욕을 당했다.
들뜨기엔 이르다는 현실을 깨우친 하루. 비록 초대형 홈런이 화제가 됐지만, 4경기 타율은 12타수 2안타 1할6푼7리. 삼진 6개에 병살타가 2개다. 생산성, 효율 측면에서 많이 떨어진다. 상대팀들이 장재영의 특성을 분석하면, 그 다음부터는 집요하게 약점을 파고들 것이기에 승부는 더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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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능성은 분명 확인했다. 힘은 어마어마하고, 폼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1군 타자로 자리를 잡으려면, 확률을 더 높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
그래도 희망이 있는 건, 홈런으로 들뜰 수 있는 날, 그 다음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낸 데 대해 더 기뻐했다는 사실이다.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는 명확히 알고 있다는 의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