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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완봉해서, 이겨서 너무 좋은데 즐겁지가 않다."
LG 트윈스 박동원은 25일 잠실 삼성 라이온즈전서 9회초 선두 윤정빈에게 안타를 맞았을 때 혼자 욕을 입에서 내뱉었다. 아쉬움이 너무 컸다. 켈리가 8회까지 24명의 타자를 모두 범타로 잡아내 퍼펙트가 이어졌고 9회초 윤정빈 강민호 안주형 등 3명만 잡아내면 역사를 쓰게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윤정빈에게 던진 2구째 134㎞의 체인지업이 바깥쪽으로 잘 떨어졌지만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왔고 이를 윤정빈이 놓치지 않고 때려내 중전안타를 만들었다.
박동원은 "다 무너진 것 같았다"라고 당시 심정을 표현. 마운드에 올라가 켈리와 얘기를 나눈 박동원은 이후 강민호를 3루수앞 병살타, 대타 김헌곤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무4사구 완봉승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140번 밖에 나오지 않은 귀중한 기록. 그래도 퍼펙트 게임과 비교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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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은 "(최)원태와 8회 1사까지 퍼펙트를 한적이 있다. 그때 많이 후회했었는데 이번엔 그때보다 더 잡긴 했다"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선수들은 7회초 수비가 끝난 뒤부터 퍼펙트를 의식한 것 같다고. "나는 계속 의식하고 있었다"면서 "3회쯤 맥키넌 타석이 지나고 한번 얘기를 했고 이후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날 102개를 던진 켈리는 최고 149㎞의 직구를 37개 던졌고, 커브를 25개, 체인지업 19개, 슬라이더 16개 등을 뿌렸다. 포크볼 3개와 투심 2개도 섞었다,
박동원은 "오늘은 커브가 너무 좋았다. 슬라이더도 좋았고, 체인지업도 좋았다. 직구도 좋아졌다"며 "너무 모든게 완벽했으니 저렇게 좋은 결과를 내지 않았나"라고 켈리가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음을 알렸다.
박동원은 "내가 신발을 좋아해서 퍼펙트를 하면 (켈리에게)신발을 하나 사줘야지하고 생각했다. 비싼 걸로…"라면서 "꿈에 그리던 퍼펙트였는데…"라며 털어지지 않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