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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데뷔 첫 승보다 값졌던 '인생투'였다.
키움이 1라운드 9순위로 야심차게 뽑은 고졸 신인 김윤하는 이날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며 큰 기대를 받은 완성형 대형 유망주.
국가대표급 타자들이 즐비한 NC 타선. 긴장할 법 했지만, 씩씩하게 잘 던졌다. 1회 2사 1, 2루 위기를 넘기더니 안정감을 찾았고, 5회까지 단 1안타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살짝 긴장했던 1회만 투구수가 22개로 많았고, 이후 2회 부터 이닝당 15구 이내로 경쾌한 승부를 펼쳤다. 최고 147㎞ 속구와 커브, 포크, 슬라이더를 두루 섞어 NC 강타선을 요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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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점을 먼저 냈다. 김윤하가 6회 선두 박민우를 사구로 내보내고 교체되자, 이어 올라온 조영건이 만루 위기에서 김휘집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무실점을 지켜줬다.
그런데 비극이 발생했다.
7회 불펜이 흔들리며 동점이 됐고, 김윤하의 승리 요건이 날아가버린 것. 역전패까지 당했다면 키움도, 김윤하도 더 우울할 뻔 했지만 그래도 해피엔딩이었다.
홍원기 감독도 극적 승리 후 가장 먼저 김윤하부터 챙겼다. 홍 감독은 "김윤하가 첫 선발인데도 안정적인 투구를 해줬다. 본인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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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교수는 "선발 등판이 확정됐을 때, 그날 엄마 생일이라고 부담 갖지 말라는 농담을 했었다. 그래도 잘 해낸 것 같다. 이런저런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것이다. 아들의 다음 등판 때는 꼭 '직관'을 해야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데뷔 첫 승이라는 선물은 아니었지만, 1년 중 가장 소중한 어머니의 생일날, 아들은 승리보다 값진 '인생투'를 펼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