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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5월엔 심각해졌다. 4경기서 1승2패에 평균자책점은 6.55로 더 나빠졌다. 피안타율이 3할1푼5리였고 피OPS가 0821이나 됐다. 예전보다 직구 구속이 3∼4㎞ 정도 떨어지면서 예전의 직구 중심의 피칭이 먹히지 않게 된 것.
5월 2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서 5이닝 8안타(2홈런) 8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된 다음날 LG 염경엽 감독이 "외국인 투수 교체를 구단에 요청했다"고 공개 발언을 했었다.
그동안 코칭스태프의 조언을 들으면서 던졌던 켈리는 이때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피치 디자인을 다르게 가져갔다. 변화구를 섞으면서 직구를 뒤에 붙이는 경우가 많았고, 타자마다 이닝마다 구종을 다르게 했다.
효과가 있었다. 5월 26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서 6이닝 5안타 3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안정감을 찾는 듯했다. 13일 대구 삼성전에서는 8이닝을 던지면서 8안타(3홈런) 6실점의 완투패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19일 광주 KIA전에선 5이닝 동안 7안타 5볼넷 2실점으로 팀의 역전승의 발판을 만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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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5일 삼성전서 예전의 켈리가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줬다. 최고 149㎞의 힘있는 직구에 ABS에 가장 적합한 구종으로 꼽히는 커브를 중심으로 삼성 타자들을 요리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를 더했고, 포크볼과 투심까지 가끔 던지면서 최고의 피칭을 이어갔다.
9회초 첫 타자 윤정빈에게 던진 134㎞의 체인지업도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에 잘 떨어졌으나 윤정빈의 정확한 타격으로 안타가 됐다. KBO 역사상 최초의 퍼펙트엔 실패했지만 2020년 이후 3년여만에 자신의 두번째 완봉승을 기록했다.
켈리가 6월 5경기에서 얻은 성적은 2승1패 평균자책점 2.91. 피안타율은 2할2푼6리로 뚝 떨어졌고, 피OPS도 0.620으로 크게 낮아졌다.
켈리는 "시즌 초에는 구속이 안올라와서 답답했다. 스스로 알아가기 위해 많은 훈련을 했다. 뭔가 조금씩 실마리를 풀어가는 것 같다. 그리고 더워지는 날씨도 도움이 됐다"면서 "다시 구속이 올라가는 것이 고무적이고 이젠 과거의 빠른 공을 던졌던 투수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LG는 차명석 단장이 5월말 미국에서 직접 후보군을 살펴보고 일주일만에 돌아왔고, 켈리와 디트릭 엔스가 상승세를 보이면서 외국인 선수 교체에 대해 보류 결정을 내렸다. 엔스는 8승2패를 기록하며 다승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켈리도 6월에 확실한 반등을 보여주면서 이제 더이상 LG에 외국인 선수 교체 얘기는 나오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