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꾸준하게 10년, 20년 야구를 해야 하는 선수니까요."
정재훈 KIA 투수코치는 "사실 모든 코치들이 다 그렇지 않나. 선수가 경쟁력이 있다는 생각이 들면 어느 정도 1군에서 자리를 잡게 해주고 싶고, 또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고 싶고,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고 느낀다. (곽)도규 같은 경우가 그랬다. 처음에 봤을 때 가진 재능이 좋은 게 많고, 또 충분히 1군 불펜에서 잘할 수 있겠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봤다"고 신인 시절 곽도규를 되돌아봤다.
아쉬움 가득했던 데뷔 시즌 이후 곽도규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정 코치는 "본인이 기회를 잘 살렸다고 본다. 자기가 기회를 잘 잡아서 지난해에 잘한 것 같다. 일단 2023년 기록을 보면 스트라이크 비율이 조금 많이 떨어졌다. 그런데 지난해는 그렇게 압도적으로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지는 않은데도 2023년도보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많이 높아지면서 본인이 조금은 유리한 볼카운트로 끌고 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선수의 특이한 투구 폼이라든지, 좌타자들도 그렇고 우타자도 조금 치기 까다로운 유형의 투수라는 점이 부각된 것 같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아지면서 덕분에 경기가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긍정적으로 결과가 나오다 보니까 자신감까지 붙어서 1년을 쭉 잘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
|
정 코치는 "도규 스타일 자체가 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고, 또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어 하는 그런 성향이다. 지난해 잘했는데, 아직은 그 모든 것이 다 자기 것이 됐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도규에게 이야기하거나 주문하고 싶은 게 지난해 잘했던 그 몇 가지들을 조금 더 완성도를 높이는 것에 집중해야한다고 하고 싶다. 올해와 내년까지 한 2~3년 정도는 꾸준하게 그렇게 본인이 갖고 있는 것들로 잘한 다음에 '아 이런 것도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점이 나는 조금 부족해서 보완이 필요한 것 같다' 이런 게 분명히 나온다. 그럴 때 보완하려고 하면 되는데, 자꾸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고 하는 스타일이라 우려스러운 것"이라고 노파심을 숨기지 않았다.
정 코치가 곽도규에게 이런 조언을 아끼지 않는 이유는 다음 시즌에도 왼손 필승조로 꼭 팀에 필요한 선수여서다. 마무리투수 정해영(24)과 셋업맨 전상현(29), 올겨울 트레이드로 영입한 마무리투수 경쟁 후보 조상우(31)와 함께 곽도규까지 시너지효과를 내야 2년 연속 우승 도전에 힘이 실린다.
정 코치는 "도규가 작년 1년 잘했지만, 프로에 와서 1년 잘하고 만약에 그 이후로 잘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짜 잘한 것은 아니지 않나. 10년, 20년은 야구를 해야 하는 선수기에 일단 본인이 갖고 있는 것을 조금 더 완성도 있게 갈고 닦는 게 먼저라고 주문했다. 계속 도규에게는 그런 주문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