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는 지난 시즌 아쉽게 가을야구에 탈락했다. '괴물' 류현진의 복귀로 시즌 초반 분위기가 좋았고, 위기 상황에서 등판한 김경문 감독이 팀을 추스리며 마지막까지 포스트시즌 경쟁을 했지만 마지막 힘이 부족했다.
화제가 된 건 시즌이 끝나고. 류현진과 주장 채은성을 비롯한 고참 선수들이 겨울 서해 바다에 뛰어든 것이다.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에서 채은성이 공약으로 "가을야구를 못하면 바다에 입수하겠다"고 했고, 그 약속을 지킨 것이다.
사진제공=류현진 SNS
채은성은 당시를 돌이키며 "사실 나는 그냥 전달자였다. 고참 선수들 '단톡방'에서 공약 얘기가 나왔고, 거기서 현진이형이 '우리가 못했을 때 공약은 어떻느냐'라고 얘기를 해 입수 얘기가 나온 것이다. 나는 입도 뻥긋 안했다"고 소개했다.
그래도 고참 선수들끼리 더욱 끈끈해지는 시간이 됐다. 채은성은 "다같이 뜨뜻한 칼국수 사먹고 돌아왔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제 3월 개막을 앞두고 한화 선수단은 다시 새 시즌 공약을 발표해야 한다. 다시 한 번 바다에 입수하는 '배수의 진'을 치는 것도 방법이다. 그래야 죽자살자 야구를 할 수 있다.
사진=김용 기자
채은성은 "안그래도 현진이형이 '이제 입조심 하자'고 했는데, 앞으로는 우리가 잘했을 때 공약만 걸려고 한다. 못하면 이렇게 하겠다 하니, 그것때문에 못해지는 것 같아서 말이다. 사실 이미 어느정도 공약은 정해놨다. 부정적인 건 아예 넣지 않을 것이다. 새 공약은 미디어데이 때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래도 뭔가 바다를 다시 엮고 싶은 마음. 채은성은 "가을야구 가면 팬들과 함께 입수하면 어떻겠느냐"라는 말에 "팬들 건강 걱정 때문에 안된다"고 손사래를 쳤다.
채은성은 "그럼 우승을 하면 겨울 바다에 다시 뛰어들 수 있는가"라는 말에는 아무런 주저 없이 "100번도 빠질 수 있다"고 자신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