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의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 지난 시즌과 비교해 외모가 확 달라진 선수가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외야수 이원석.
비시즌 혹독한(?) 시간을 보냈다. 하루에 6끼 씩 먹는 노력으로 살을 찌웠다. 단순히 먹고 체중만 늘린 게 아니었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병행했다. 우리가 흔히 아는 '벌크업'. 그렇게 13kg이 쪘다. 체지방이 아닌 근육으로 늘린 무게다.
이원석은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4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꾸준히 유망주로 주목 받았지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마땅한 토종 외야 자원을 찾지 못하던 한화는 이원석에게 2023 시즌 81경기, 지난 시즌 87경기 출전 기회를 줬다. 특히 지난 시즌 도중 부임한 김경문 감독이 발 빠르고, 컨택트 능력이 좋은 이원석을 눈여겨봤다.
문제는 파워. 지난해 공식 프로필 체중이 69kg 밖에 되지 않았다. 타구에 힘이 실리기 어려웠다. 빠른 것도 강점이 될 수 있지만, 일단 강한 타구를 통해 살아나가야 스피드 강점을 발휘할 수 있는 게 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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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굳게 먹었다. 기회가 왔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올시즌 중견수 플로리얼을 제외한 좌익수와 우익수 자리에 '무한 경쟁'을 예고했다. 누가 앞선다고 할 수 없지만, 이원석도 유력 후보 중 하나다.
주전 확보를 위해서는 결과로 보여줘야 한다. 그래서 파워를 늘렸다.
멜버른 볼파크에서 만난 이원석은 "지금도 벌크업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캠프에 와서는 6끼까지는 아니고 4끼를 먹는데 끼니 때마다 많이 챙겨먹고 있다"고 밝혔다.
이원석은 타격 훈련시 달라진 느낌을 받느냐는 질문에 "달라진 게 느껴진다. 나 뿐 아니라 코치님들도 타구가 많이 좋아졌다고 칭찬해주신다"며 으쓱해 했다.
보통 벌크업을 해서 체중을 늘리면, 몸이 둔해지거나 스피드가 떨어질 수 있다. 이원석의 강점인 주루와 수비에서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이원석은 이에 대해 "나도 그 부분을 걱정했는데, 근육량을 늘리니 오히려 다리가 더 잘 나가는 느낌이다.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 중량을 늘리기도 했지만, 탄력을 더하는 훈련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사진=김용 기자
이원석은 '깡 말랐던' 지난 날들을 돌이키며 "많이 자도 피곤하고, 몸이 무거웠다. 조금만 뛰어도 지쳤다. 지난 비시즌부터 생활 패턴을 바꿨다. 밤 12시 전에 무조건 자고, 7시에 기상해 아침 식사부터 하루를 시작했다. 물도 많이 마신다"고 최근 달라진 루틴을 소개했다.
이원석은 마지막으로 외야 경쟁에 대해 "기회라고 느끼고 있다. 감독님께서 눈 여겨 봐주시는 것도 알고 있다"며 "그래서 하루하루 허투로 보내지 않으려 한다. 동료들끼리 얘기는 안 하지만 전쟁터 같은 느낌이다. 나도 경쟁에서 지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