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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직 아이돌' 잠실 상륙 임박...왜 이승엽 감독에게 "200안타 치겠다" 얘기했을까 [호주 스캠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2-06 08:51 | 최종수정 2025-02-06 14:48


'사직 아이돌' 잠실 상륙 임박...왜 이승엽 감독에게 "200안타 치겠…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블랙타운(호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사직 아이돌'이 '잠실 아이돌'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

두산 베어스의 스프링캠프가 차려진 호주 블랙타운 베이스볼 스타디움. 오전 훈련을 마친 김민석이 이승엽 감독의 곁을 지나갔다. 이 감독은 "그래가지고 200안타 칠 수 있겠어?"라고 농을 친다. 김민석은 "칠 수 있습니다"라고 당차게 얘기하며 지나쳤다.

'사직 아이돌'의 잠실 상륙이 임박했다. 오프 시즌 야구팬들을 놀라게 한 트레이드가 성사됐다. 두산과 롯데 자이언츠의 깜짝 딜. 롯데는 야심차게 뽑았던 '제2의 이정후' 김민석을 보내고, 불펜 보강을 위해 두산의 마무리까지 역임했던 정철원을 데려왔다.

김민석은 롯데가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뽑은 선수. 대부분의 구단이 1라운드에서는 투수 유망주를 뽑는 걸 감안하면, 롯데의 기대가 얼마나 컸는지 알 수 있는 대목. 이정후와 같은 휘문고 출신에 비슷한 체격, 그리고 좌타자, 그리고 유격수까지 닮은 점이 많았다. 프로 전향 후 타격을 살리기 위해 외야로 전향한 것도 똑같았다.


'사직 아이돌' 잠실 상륙 임박...왜 이승엽 감독에게 "200안타 치겠…
사진=김용 기자
데뷔 시즌 102안타를 쳤다. 고졸 신인이 100안타를 쳤다는 자체로 화제였다. 인기가 급상승했다. 외모도 수려해 '사직 아이돌'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은 참혹했다. 41경기 타율 2할1푼1리. 16안타밖에 못 쳤다. 출전 기회 자체가 없었다. 롯데는 김태형 감독을 영입했고, 김 감독은 타격이 압도적이지 않은 가운데 수비도 애매하고 발도 빠르지 않은 김민석이 외야 백업 역할을 하기는 역부족이라고 봤다.

결국 시즌 후 트레이드까지 됐다. 김재환 이후 좌익수 포지션의 주인을 찾아야 하는 두산의 레이더망에 김민석이 들어왔다. 사실 선수에게 큰 충격일 수 있었다. 팀의 미래 스타로 인정받고 있었는데, 입단 2년 만에 트레이드라는 건 자존심을 다칠 수 있는 일이었다. 김민석은 트레이드 사실을 처음 알게 된 순간 어떤 생각을 했느냐는 질문에 "정말 솔직히 좋고, 싫고의 문제가 아니라 '내 집 어떻게 파나' 생각부터 났다"며 웃었다. 김민석은 부산에 입성하자마자 살 집을 마련하는 '센스'를 발휘했던 것이다.


'사직 아이돌' 잠실 상륙 임박...왜 이승엽 감독에게 "200안타 치겠…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두산은 김민석의 단점 아닌 장점을 봤다. 넓은 잠실에서 컨택트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해줄 거라 기대하고 있다. '최악'이라던 외야 수비도 '그 정도는 아니다'로 의견이 모이고 있다. 김민석도 "잠실이 넓어서 어려운 것보다는, 라이트에 타구가 많이 들어가 힘든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200안타 얘기가 나왔을까. 200안타는 144경기를 다 뛰며 꾸준하게 리그 최정상급 활약을 펼쳐야 이룰 수 있는 대기록. 김민석은 "감독님께서 목표를 물어보셔서, 이왕 대답을 드리는 거 목표를 크게 잡았다"고 수줍게 말했다.

두산에서의 주전 경쟁에 대해 김민석은 "지고 싶지 않다. 감독님께서 '더 미쳐야 된다'고 말씀해주신다. 일단 감독, 코치님들께 신뢰를 쌓아야 한다. 아직 어리니 파이팅 넘치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블랙타운(호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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