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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5000만원 투자해 20홈런 타자 나오면, '로또 1등'보다 더한 대박 아닌가.
대만 마지막 실전을 승리로 장식했다면, 4연승 신바람을 타며 한국에 들어올 수 있어 좋았겠지만 5개의 실책에 발목이 잡히며 4대8로 역전패했다.
그래도 소득이 없었던 건 아니다. 선발 로젠버그가 3이닝 1실점으로 안정적인 투구를 해줬다. 또 6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한 김동엽이 2회 선제 투런포를 날린 것도 키움에는 엄청난 호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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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홍원기 감독은 김동엽을 영입한 후 "수비는 1도 신경쓰지 마라. 오직 방망이"라며 확실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리고 이번 대만 캠프에서 정말 그 기대가 얼마나 큰지 제대로 보여줬다. 연습경기 8경기 모두에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시킨 것이다.
사실 김동엽은 첫 2경기에서 삼진 4개만 당하고 안타 1개도 치지 못하는 부진에 빠졌다. 물론 이유가 있었다. 따뜻한 애리조나에서 넘어와 대만에 도착했는데 날씨가 생각보다 쌀쌀했다. 그리고 새 팀에서 치르는 첫 실전에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었다.
부진할 때 라인업에서 빠져버리면 더 위축이 됐겠지만, 홍 감독의 뚝심이 김동엽을 살렸다. 4번째 중신 브라더스전에서 멀티 2루타를 치며 존재감을 발휘하더니 홈런 포함, 마지막 3경기에서 안타를 치며 좋은 감각을 선보였다.
어차피 상위 타순, 클린업 트리오는 아니다. 6~7번 타순에서 타율은 2할 중후반대로 조금 떨어져도, 20홈런만 쳐준다고 하면 키움의 공격력이 극대화될 수 있다. 공포의 중심 타선에 상대가 애를 먹을 경우, 거기서 쌓인 주자를 어떻게 불러들이느냐에 따라 경기 향방이 완전히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