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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로 싸우려던 적들이었는데...그들은 왜 1군을 버리고(?) 2군으로 급파됐을까 [부산 현장]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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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3-15 18:25 | 최종수정 2025-03-15 20:47


선발로 싸우려던 적들이었는데...그들은 왜 1군을 버리고(?) 2군으로 …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KIA의 경기. 1회 투구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오는 롯데 선발 반즈.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09/

[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군 시범경기 제쳐두고, 2군 상동으로 간 선수들...왜?

롯데 자이언츠와 KT 위즈의 시범경기가 열릴 예정이던 15일 부산 사직구장. 당초 하루 전까지만 해도 비 예보는 오후부터 있었다. 그래서 양팀은 오후 6시로 미뤘던 이 경기를 다시 오후 1시로 당겼다. 경기를 치르겠다는 의지 때문이었다.

시범경기는 팀당 10경기씩을 소화한다. 감독, 코치들은 10경기를 모두 치른다는 전제 하에 투수들의 등판 스케줄을 짠다. 그래야 개막 로테이션에 맞춰, 휴식 시간까지 고려해 '딱딱' 일정을 맞출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비가 와버리면 시범경기를 치를 수 없다. 안그래도 '꽃샘추위'가 찾아올 시즌이다. 비가 오면 경기를 못 한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감독들과 투수코치들 입장에서는 골치가 아프다. 야수들이야, 하루 이틀을 쉰다고 해도 그 충격이 덜하지만 투수들은 제 때 공을 던지지 못하면 선발 등판 예정일에 맞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모두 흐트러질 수 있다. 특히 부산은 이날 뿐 아니라 16일까지 비 예보가 돼있다. 2경기 다 못치르면 타격이 커진다.

이날 롯데는 반즈, KT는 헤이수스가 선발로 던질 예정이었다. KT는 오원석까지 붙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비로 경기가 날아갔다.


선발로 싸우려던 적들이었는데...그들은 왜 1군을 버리고(?) 2군으로 …
KT 위즈가 오키나와에서 진행된 전지훈련을 마친 후 6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헤이수스가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인천공항=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6/
KT 이강철 감독은 "내일까지 경기를 못 하면 큰일이다. 선발 투수들이 던질 수 있는 날이 없다"고 말하며 "내일 경기를 한다면 헤이수스에 쿠에바스까지 던지게 할 것이다. 어쩔 수 없이 오원석은 다음 기회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다음 주말이 개막이니, 원투펀치부터 챙겨야 한다는 의미다.

롯데 김태형 감독은 "투수 파트에서는 민감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말하며 "그래서 2군 경기 투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무슨 말일까. 공교롭게도 부산 인근 상동에 위치한 롯데 2군 구장에서 두 팀의 퓨처스 경기도 예정돼있었다. 시범경기와 똑같은 1시 시작. 그런데 부산은 계속 비가 내리는 반면, 상동쪽은 비가 안온다는 보고가 들어왔다.


선발로 싸우려던 적들이었는데...그들은 왜 1군을 버리고(?) 2군으로 …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시범경기. KT 오원석이 숨을 고르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09/

1군 경기는 취소가 될 확률이 높으니 KT는 쿠에바스와 오원석, 롯데는 반즈가 급하게 상동으로 이동했다. 거기서 실전 투구를 시키겠다는 계획. 다른 팀이면 몰라도, 같은 팀의 2군 경기니 투수가 바뀌는 건 충분히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일이었다.

그렇게 됐다면 경기가 취소됐더라도, 감독들의 걱정이 조금 덜어질 수 있었다. 하지만 상동도 경기 시작을 앞두고 폭우가 쏟아지며 경기가 취소됐다. 세 사람은 허탕만 치고 다시 사직구장으로 돌아왔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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