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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내가 욕 먹더라도 바꾸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올시즌, 당분간은 KT 위즈 신인 선발 김동현의 모습은 보기 힘들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이 "선발로 키워야 할 선수다. 무조건 선발로 키우겠다"고 공언했었는데, 이 약속을 어기게 됐다. 왜 이렇게 됐을까.
하지만 지난해 말 일본 와카야마에서 열린 마무리 훈련에서 반전이 일어났다. 이 감독은 "이런 고졸 신인 투수는 본 적이 없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직구 구위는 최고 수준에 변화구도 나쁘지 않았다.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는 기대감을 더 키웠다. 이 감독은 "투구 데이터를 측정하는데, 타점이 국내 선수는 만들 수 없는 각이 나온다고 하더라"며 진짜 괴물이 나타났음을 알렸다. 여기에 정우주(한화) 이율예(SSG) 등 청소년 국가대표팀 동기들도 가장 무서운 투수로 김동현을 꼽아 신뢰를 더했다.
하지만 일본 오키나와 실전 캠프, 그리고 시범경기를 거치며 김동현의 대한 얘기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5선발 외에 유력한 선발 자원이라는 얘기도 쏙 들어갔다.
왜일까. 15일 비로 취소된 롯데 자이언츠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일단 선발은 안 될 것 같다. 시범경기에서 더 던지고, 중간으로 데려갈까도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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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현은 지난해 고3 시즌 14⅓이닝밖에 던지지 않았다. 선발로서 스태미너가 있을 수 없다. 선수는 자신있다 할 수 있겠지만, 자기도 모르게 힘이 떨어진다. 그렇다면 2군에서 차근차근 선발 수업을 받는게 더 낫지 않을까. 이 감독은 "그러기에는 또 구위가 아깝다. 필승조로 쓰든, 아니면 2~3이닝 롱릴리프로 투입하든 하면서 투구수를 끌어올릴 수 있다. 1군에서 힘이 떨어지면 2군에서 제대로 선발 수업을 시키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마지막으로 "무리하게 선발 시키고, 경기에 투입하다 다칠 수도 있다. 그래서 내가 욕 먹더라도 빠르게 결정을 내리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유틸리티 플레이어로 쓰겠다던 베테랑 황재균에 대해서도, 팀의 미래를 생각해 1루와 3루로만 한정해 쓰겠다며 결정을 번복하기도 했다.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 미래를 위해 고민이 많은 이 감독이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