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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는 왜 없는 힘까지 끌어다 던지나, 이 생각이 들면서부터..."
하지만 김 감독은 시범경기를 치르며 5선발은 나균안이라고 못을 박았다. 박진이 못 했다는 게 아니라, 그래도 기존 선발로 역할을 하던 선수에게 우선권이 가는 게 맞다는 판단에서였다.
박진은 선발 탈락 소식을 듣고도, 13일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로 나서 3이닝 무실점으로 씩씩한 투구를 했다. 그럼에도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박진은 "결과만 보면 만족할 수 있었겠지만, 가운데 몰리거나 반대 투구가 되는 공들이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고 성숙한 자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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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은 "아쉽기는 하다"고 말하며 속내를 다 숨기지는 못했다. 그러면서도 "선발 경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지금처럼 계속 열심히 준비하면, 기회는 또 올 거라 믿는다. 그 때 잘 해서 그 기회를 잡으면 된다"고 씩씩하게 얘기했다.
그래도 캠프 MVP였으니 사람인 이상 기대를 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박진은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기에 아무 생각 하지 말고 열심히만 하자고 마음을 다 잡았다"고 말했다.
부산고를 졸업하고 2019년 입단 후 이름을 전혀 알리지 못했다. 신인 시즌 2경기 뛰고, 2023 시즌 4경기 던진 게 1군 기록의 전부였다. 그러다 지난 시즌 무려 38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막판 대체 선발로 들어가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대투수' 양현종에 판정승을 거두며 이름을 제대로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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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투수들을 보고 깨달은 점에 대한 설명을 더 부탁하자 "그 전까지는 힘으로만 던지려 했던 것 같다. 일본 투수들은 자기가 가진 능력치, 딱 그것만 이용해 최대를 뽑아내는 투구를 하더라.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내 자신을 믿고 결과를 내보자고 생각했다. 일본 선수들은 밸런스를 가장 중시 여기는데 나는 왜 없는 힘까지 끌어와 던져야 하나라는 생각에 눈이 번뜩 틔였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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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