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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두 괴물타자가 양분했던 홈런왕, '투톱 구도' 깰 제3의 강자가 나타났다[민창기의 일본야구]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5-04-30 05:37 | 최종수정 2025-04-30 09:15


5년간 두 괴물타자가 양분했던 홈런왕, '투톱 구도' 깰 제3의 강자가 …
한신 내야수 사토는 29일 주니치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9호 홈런을 터트렸다. 오카모토를 2개차로 제치고 센트럴리그 홈런 선두를 달린다. 사진캡처=한신 타이거즈 SNS

5년간 두 괴물타자가 양분했던 홈런왕, '투톱 구도' 깰 제3의 강자가 …
올 시즌 홈런 페이스가 매우 좋다. 지난해 120경기에서 16홈런을 쳤는데, 올해는 24경기에서 9개를 터트렸다. 사진캡처=한신 타이거즈 SNS

5년간 두 괴물타자가 양분했던 홈런왕, '투톱 구도' 깰 제3의 강자가 …
사토는 지난해까지 극단적으로 당겨치는 타격을 했다. 올해는 좌중간으로 날아가는 타구가 증가했다. 의식적으로 노력한 결과다. 사진캡처=한신 타이거즈 SNS

딱 두 사람만 보였다.

야쿠르트 스왈로즈 '괴물타자' 무라카미 무네타카(25)와 요미우리 자이언츠 4번 타자 오카모토 가즈마(29). 팀이 다른데도 절친한 일본대표팀 선후배가 지난 5년간 센트럴리그 홈런왕을 나눠가졌다. 오카모토가 2020 2021 2023년, 무라카미가 2021 2022 2024년에 타이틀을 차지했다. 2021년엔 나란히 39개를 치고 공동 1위를 했다. 둘이서 경쟁을 펼치며 홈런에 관한 한 센트럴리그에선 누구도 범접하기 어려운 성을 쌓았다.

무라카미는 지난 2022년 일본야구사를 다시 썼다. 그해 56홈런을 때려 '전설의 홈런왕' 오 사다하루(왕정치·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를 넘어 일본 선수 단일 시즌 최다 홈런을 신기록을 세웠다. 오카모토는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넘겼다. 2023년 개인 최다 기록인 41개를 쏘아 올렸다.

지난해 무라카미가 33개, 오카모토가 27개를 쳐 1~2위를 했다. 지난 5년간 둘이서 1~2위를 독식했다. '투고타저'가 거세게 몰아쳐도 꿋꿋하게 최고 자리를 지켰다. 무라카미는 이번 겨울 에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도전한다. 오카모토도 계속해서 메이저리그 진출설이 나온다.

올 시즌 무라카미-오카모토, '투톱 체제'가 무너질 수도 있을 것 같다. 구도를 흔들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한신 타이거즈의 대졸 5년차 내야수 사토 데루아키(26)가 무서운 기세로 치고 올라왔다.

29일 주니치 드래곤즈와 나고야 원정경기. 0-1로 뒤진 4회초, 두 번째 타석에서 한방이 나왔다. 볼카운트 1B1S. 주니치 39세 베테랑 우완 선발 와쿠이 히데아키가 던진 시속 145km 한가운데 높은 직구를 받아쳐 반테린돔(나고야돔) 오른쪽 관중석으로 날렸다. 3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5년간 두 괴물타자가 양분했던 홈런왕, '투톱 구도' 깰 제3의 강자가 …
이전보다 하이코스 패스트볼을 공략하는 능력이 좋아졌다. 그는 언론 인터뷰에서 "높은 공을 정확하게 컨택트할 수 있어 좋았다"고 했다. 1회 첫 타석에선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홈런 이후 두 타석 모두 범타로 물러났다. 사토의 홈런에도 한신은 1대4로 졌다.

지난해 반테린돔에서 홈런은 없었지만, 와쿠이를 상대로 강했다. 11타수 6안타, 타율 0.545-1홈런-5타점을 기록했다.


24경기에서 9홈런, 4월에 8개를 터트렸다. 2022년 4월과 2023년 9월에 7홈런을 쳤는데 자신의 월간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오카모토를 2개차로 제치고 홈런 선두다. 센트럴과 퍼시픽, 양 리그 통틀어 최다 홈런이다. 퍼시픽리그는 돈구 유마(오릭스 버팔로즈), 야마카와 호타카(소프트뱅크), 만나미 츄세이(니혼햄 파이터스)가 5개로 공동 1위다.

부상으로 개막 엔트리에 들지 못한 무라카미는 지난 17일 한신전에 첫 출전했다. 개막하고 3주 만에 나선 첫 경기에서 옆구리를 다쳐 전력에서 이탈했다.


5년간 두 괴물타자가 양분했던 홈런왕, '투톱 구도' 깰 제3의 강자가 …
요미우리 4번 타자 오카모토는 지난 5년간 무라카미와 센트럴리그 홈런왕 타이틀을 양분했다. 오카모토는 29일까지 7홈런을 때려 사토에 2개 뒤진 2위에 랭크돼 있다. 사진캡처=요미우리 자이언츠 SNS
득점 찬스에서 좋았다.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26타수 8안타, 타율 0.308. 23타점을 올려 오카모토와 타점 공동 1위다. 시즌 초 3번으로 나가던 사토는 최근 4번 출전이 늘었다.

2021년 데뷔 시즌과 2023년 24홈런을 때렸다. 한 시즌 개인 최다 기록이다. 프로 첫해부터 3년 연속 20개를 넘기고, 지난해 120경기에 나가 16개를 쳤다. 외야 펜스까지 거리가 먼 고시엔구장이 홈구장이라 홈런 경쟁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 분명한 건 지난해보다 확실히 홈런 생산 능력이 좋아졌다는 사실이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사토의 홈런 타구 방향을 주목한다. 좌타자인 사토는 지난해까지 주로 당겨 쳐서 홈런을 만들었다. 대부분의 타구가 우측으로 향했다. 아웃코스 공까지 끌어당겼다. 올해는 백스크린을 중심에 두고 좌측으로 날아가는 타구가 증가했다. 현장 출신 야구 전문가는 "스윙이 자연스러워졌다"고 했다. 또 "예전에는 투수에게 끌려갔는데 요즘엔 자신이 주도한다"고 했다.


5년간 두 괴물타자가 양분했던 홈런왕, '투톱 구도' 깰 제3의 강자가 …
이번 겨울 메이저리그 진출을 앞두고 있는 무라카미. 개막 후 3주 만에 출전한 첫 경기에서 옆구리를 다쳐 등록이 말소됐다. 사진캡처=야쿠르트 스왈로즈 SNS
사토는 "지난 오프시즌부터 직구 대응력을 높이려고 했다. 의식적으로 좌중간으로 타격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준비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홈런 1개를 추가하면 5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이다. 3루 수비 실책이 많았던 사토는 올해는 1개를 기록 중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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