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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타→솔로포→2루타→볼넷→볼넷' 사이클링 히트 두고 기꺼이 볼넷 고른 17년차의 품격. "의식은 했었지만..."[잠실 인터뷰]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5-05-06 08:46 | 최종수정 2025-05-06 08:51


'단타→솔로포→2루타→볼넷→볼넷' 사이클링 히트 두고 기꺼이 볼넷 고른 …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2회말 두산 정수빈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05/

'단타→솔로포→2루타→볼넷→볼넷' 사이클링 히트 두고 기꺼이 볼넷 고른 …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두산 정수빈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05/

'단타→솔로포→2루타→볼넷→볼넷' 사이클링 히트 두고 기꺼이 볼넷 고른 …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두산 정수빈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05/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44경기 중 1경기일 뿐이지만 어린이날이기 때문에 굉장히 중요한 날.

두산 베어스 정수빈이 '두린이'들을 웃게 만들었다. 정수빈은 5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서 1번-중견수로 선발출전해 솔로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2볼넷 2타점 3득점의 맹활약을 펼치며 팀의 5대2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2년간 우천취소로 어린이날 경기를 치르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열린 어린이날 LG-두산전서 두산이 이기며 두산 어린이 팬들에게 기쁨을 안긴 것.

1회말 선두 타자로 나와 큰 바운드의 타구로 전진 수비를 한 LG 1루수 오스틴의 키를 넘기는 안타를 쳤다. 2루수 구본혁이 빠르게 백업을 와 공을 잡아 단타로 마무리. 3회말엔 벼락같은 솔로포를 쳤다. 선두 타자로 나와 3B1S에서 LG 선발 송승기의 144㎞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받아쳐 우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포를 날렸다. 우익수 홍창기가 펜스 앞에서 점프를 했지만 잡을 수 없는 공.

정수빈은 홈런이 아닌 줄 알고 전력 질주를 하다가 나중에 홈런 시그널을 본 뒤에 조금 천천히 뛰며 홈을 밟고 두산 박석민 타격 코치에 업히는 세리머니를 즐겼다.

2-1로 쫓긴 5회말 무사 1루에선 날카로운 우익선상 2루타를 쳤다. 1루주자 박준영이 홈을 밟았고 그사이 정수빈은 3루까지 진출. 이후 양의지의 내야안타 때 득점에 성공해 4-1로 점수차를 벌렸다.

단타, 홈런, 2루타를 쳐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만 남긴 상황. 7회말엔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 출루한 정수빈은 8회말 한번더 타석이 돌아왔을 때 진기록에 도전하는가 했는데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랐다. 3개의 안타와 2개의 볼넷으로 5번 모두 출루하는 톱타자의 출루능력을 선보였다.

올시즌 타율 3할8리(130타수 40안타) 2홈런 13타점 26득점 9도루의 좋은 성적을 기록 중.


'단타→솔로포→2루타→볼넷→볼넷' 사이클링 히트 두고 기꺼이 볼넷 고른 …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미니 운동회에 참가한 잭로그, 정수빈이 어린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05/

'단타→솔로포→2루타→볼넷→볼넷' 사이클링 히트 두고 기꺼이 볼넷 고른 …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무사 1루 두산 정수빈이 적시타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05/

'단타→솔로포→2루타→볼넷→볼넷' 사이클링 히트 두고 기꺼이 볼넷 고른 …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3회말 두산 정수빈이 솔로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5.05/
경기후 정수빈은 "최근에 어린이날 취소가 많이 됐는데 올해는 날씨는 흐렸지만 경기를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어린이들이 많이 찾아와 응원해줬는데 보답한 것 같아 다행이다"라며 "원정 다녀와서 몸은 피곤하지만 경기는 해야되는 것이고 날이 날인만큼 힘든 것보다는 더 재미있게 하고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자 더 열심해 했다"라며 웃었다.


마침 20개월된 아들도 아내와 함께 응원을 와 아빠의 홈런도 볼 수 있었다고. 홈런을 친 뒤 관중석에 있는 가족을 향해 손을 뻗어 기뻐했다. "처음엔 (수비수가) 공을 놓친 줄 알고 계속 달렸다. 나중에 넘어간 걸 알았다"는 정수빈은 박석민 코치가 업어주는 세리머니에 대해 "3~4일 전부터 세리머니를 바꿨는데 코치님과 함께 하는 세리머니다보니까 너무 좋은 것 같다. 팀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 같다"며 웃었다.

사이클링 히트에 3루타를 남겨놓고 남은 두 타석을 모두 볼넷으로 걸어나간 부분은 아쉬울 듯. "의식은 했었지만 1,2점차 밖에 나지 않았던 상황이라 욕심을 부리기 보다는 출루하는게 더 맞다고 생각해서 출루에 신경을 썼다"는 정수빈은 "8회엔 (3루타 노리고)돌렸는데 안맞았다"며 웃음. 8회말 배재준과의 승부에서 151㎞의 바깥쪽 직구를 쳤으나 파울이 된 것이 그의 딱 한번의 3루타 도전이었다. 나머지 공은 볼이 되자 기꺼이 치지 않고 볼을 골라냈다. 개인 욕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출루를 택했다.

한지붕 라이벌인 LG가 '절대 1강'으로 군림했었고 공동 1위를 달리고 있어 두산과 비교될 수 있어 스트레스를 받지 않냐고 하자 정수빈은 "계속 이길 수도 없는 것이고 계속 질수도 없기 때문에 끝까지 해야될 것 같다"면서 "반등의 기회는 충분히 남아있다. 지금부터 치고 올라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라고 각오를 전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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