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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원래 1주일 정도 메이저리그 환경의 맛을 보여주는 게 데이브 로버츠 감독(LA 다저스)의 계획이었는데."
미국 언론은 김혜성의 이날 활약상을 가볍게 여기지 않는 눈치다. 김혜성이 1주일 정도 시한부로 다저스와 동행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빅리그 무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매체 'LA타임스'는 이날 경기 뒤 "원래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을 일주일 정도 곁에 두면서 메이저리그 환경을 경험하게 하려 했다. 그리고 나서 다시 트리플A(마이너리그) 팀으로 보내서 더 발전하게 하려 했다. 그러나 이날 내용을 봤을 때 상황이 바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로버츠 감독은 미국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이 메이저리그로 올라와서 안타 2개를 치고, 좋은 수비를 펼치는 것은 정말 흥미로운 일이었다. 그는 우리 팀에 열정을 불어넣고 있다"고 호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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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은 첫 안타 상황과 관련해 미국 현지 중계 방송사와 인터뷰에서 "선두타자로 나가서 무조건 살아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뒤에 워낙 강한 타자가 있어서 무조건 살아서 나가고 싶었는데 살아 나가서 기뻤다"고 이야기했다.
김혜성은 데뷔 첫 안타에 멈추지 않고 멀티히트와 함께 첫 타점까지 생산했다. 6-0으로 앞선 6회초 2사 1, 2루 기회에서 유격수 키를 넘기는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다. 상대 우완 불펜 타일러 필립스의 체인지업을 잘 걷어 올렸다.
실력과 함께 운도 따르고 있다. 다저스로선 악재지만, 주축 선수인 토미 에드먼이 부상으로 이탈한 가운데 테오스카 에르난데스마저 6일 경기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교체됐다. 에르난데스가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 김혜성이 메이저리그에 잔류할 가능성은 더 커진다.
LA타임스는 '김혜성은 7일 경기에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수로 나설 것으로 보이는데, 김혜성이 그의 다양성을 확장하기 위해 오클라호마시티(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에서 꾸준히 뛰었던 포지션이다'라고 설명했다.
로버츠 감독은 "솔직히 모든 사람이 김혜성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그를 지지하고 있다"며 엄지를 들었다.
김혜성은 지난 1월 다저스와 3년 총액 1250만 달러(약 173억원) 보장 계약에 성공해 꿈의 무대로 향했다. 다저스는 김혜성 영입 직후 2016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20순위로 뽑은 유망주 개빈 럭스를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였다. 미국 언론은 김혜성을 주전 2루수로 쓰기 위한 다저스의 선택으로 봤는데, 김혜성은 스프링캠프 기간 타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마이너리그에서 시즌을 맞이해야 했다. 좌절하지 않고 절치부심한 김혜성은 로버츠 감독이 준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능을 폭발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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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