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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너무 사납게 와서 무서워요."
한화 이글스 루키 정우주의 고백. 캐치볼 파트너 김서현의 공에 대한 이야기다.
150㎞ 중반을 훌쩍 넘는 광속구로 타자를 압박하는 싱싱한 청년 파이어볼러. 한화의 선발, 불펜, 마무리를 책임지고 있는 현재이자 미래다.
파이어볼러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서로 조금씩 다른 스타일. 서로가 서로를 보며 감탄할 때가 많다.
셋 중 맏형 문동주도 빠른 직구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막내 정우주의 피칭을 보고 덕아웃에서 '오~'하는 감탄사를 뱉기도 했다. 그는 "워낙 가지고 있는 게 좋고, 공이 너무 좋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나온 탄성이었던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불펜 필승조로 폭풍 성장해가고 있는 정우주. 올시즌 단숨에 특급 마무리로 자리매김 한 김서현 선배의 공은 어떤 느낌일까.
6일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가진 인터뷰. 솔직한 고백이 이어진다.
"서현이 형하고 제가 맨날 캐치볼을 같이 하거든요. 그런데 잡기 싫어요. 너무 무서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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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제 직구와는 다른 느낌이에요. 진짜 너무 사납게 날라와요. 글러브도 처음 딱 새 것으로 시작하자마자 바로 뜯어졌어요."
'복수해야죠'라고 농담을 던지자 정우주는 머쓱한 표정으로 "아무리 세게 던져도 저는 안되더라고요"라며 웃었다.
후배 새 글러브를 찢어 놓으신 선배 마무리. 농담 만은 아니다. 와일드하고 무브먼트가 좋은 김서현의 공을 포수 미트와 달리 두툼하지 않은 투수 글러브로 잘못 받다 보면 손이 아플 수 있다. 최악의 경우 정우주 처럼 글러브가 파손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다. 캐치볼 받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니 이 공을 상대해야 하는 타자는 오죽할까. 직구를 뻔히 예상해도 좀처럼 타이밍을 맞추기 힘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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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초 한화 마무리로 올라선 김서현은 21경기에서 11세이브로 9연승과 구원 1위를 달리며 무려 20년 만의 9연승과 팀의 단독 1위 도약을 이끌었다. 19⅔이닝 동안 8안타 1실점 18탈삼진으로 0.46의 평균자책점, WHIP 0.81, 피안타율 0.129을 기록중이다.
이제 막 프로무대에 대뷔한 정우주는 개막 엔트리부터 1군에 머물며 15경기 1승 3홀드, 평균자책점 4.40을 기록중이다. WHIP 0.91, 피안타율 0.140이란 안정적 수치를 바탕으로 중요한 순간 등판하는 필승조로 도약하고 있다. 6일 삼성전에서도 3-1로 앞선 7회 1사 1루에 마운드에 올라 삼성 주포 강민호 디아즈를 공 3개 만에 모두 뜬공 처리하는 담대함을 보이며 1⅓이닝 무실점 홀드를 기록했다. 포수 미트를 차고 들어오는 정우주의 직구는 이미 리그 최상급 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