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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자기 힘을 다 쓸 수 없는 스윙을 하더라."
LA 다저스는 도대체 어떤 마법을 부린 걸까. 김혜성(26)은 최근 다저스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국 언론은 개막 로스터에 들지 못할 정도로 스프링캠프까지 타격 난조를 겪었던 김혜성이 어떻게 메이저리그 콜업 직후 180도 달라진 타격을 펼칠 수 있는지 궁금해하고 있다.
1-0으로 앞선 7회초 6득점 빅이닝의 서막을 알리는 영양가 높은 적시타를 생산했다. 김혜성은 1사 1, 2루 기회에서 우익수 오른쪽 적시타를 때려 2-0으로 거리를 벌렸다. 상대 우완 레이크 바처의 낮게 떨어진 슬라이더를 잘 걷어 올렸다. 이후 다저스 타선에 제대로 불이 붙었고, 무키 베츠의 밀어내기 볼넷과 프레디 프리먼의 3타점 싹쓸이 적시 3루타, 앤디 파헤스의 1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7-0까지 도망갔다. 김혜성은 프리먼의 3루타에 힘입어 득점하면서 팀 동료들과 승기를 잡은 기쁨을 나눴다.
김혜성은 8회초 안타 하나를 더 추가하며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상대 우완 로니 엔리케스의 시속 86.5마일(약 139㎞)짜리 스위퍼를 받아쳤다. 처음 선발 출전한 지난 6일 마이애미전에 이어 시즌 2번째 멀티히트였다.
김혜성은 지난 4일 메이저리그에 콜업된 이후 연일 눈길을 끌고 있다. 5경기에서 타율 0.417(12타수 5안타) 2타점을 기록하며 시범경기에서 타율 0.207(29타수 6안타)로 부진했던 모습을 완전히 지웠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김혜성과 일주일 정도 동행하며 빅리그를 경험하게 한 뒤 마이너리그 트리플A팀으로 다시 보내 더 기량을 끌어올리게 하려 했는데, 활약상을 지켜본 뒤 마음을 바꿨다는 후문이다. 최근 3경기 연속 선발 출전이 이를 증명한다.
다저스는 봄부터 김혜성의 타격을 수정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 다저스는 지난 1월 김혜성과 3년 1250만 달러(약 174억원) 보장 계약을 했다. 7억 달러(약 9793억원) 사나이 오타니 쇼헤이를 비롯해 슈퍼스타가 즐비한 다저스에서는 김혜성의 몸값이 높진 않지만, 어쨌든 구단은 투자를 했기에 선수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이끌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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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타임스는 '김혜성은 시범경기 동안 타석에서 버거워 보였고, 다저스와 개막 시리즈를 위해 일본으로 함께 가지 못했다. 다저스 산하 트리플A팀인 오클라호마시티에서 정규시즌 개막을 맞이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한 달 동안 빠르게 그의 타격 메커니즘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고, 그의 강력한 하반신을 더 잘 활용했다. KBO리그에서 8시즌 동안 타율 0.308를 기록한 콘택트 능력은 유지하는 동시에 더 일관된 파워로 공을 쳤다'고 덧붙였다.
미국 현지 중계방송사는 경기 뒤 김혜성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혜성은 '구단과 함께 스윙을 조절한 노력이 결과로 나오는 것 같은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김혜성은 "다행히 팀에서 알려준 것을 연습하다 보니 결과가 좋게 난 것 같다. 앞으로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답변했다.
김혜성은 최근 활약상과 관련해 "나는 홈런을 치는 타자가 아니고, 홈런을 바라지 않는 것 같아서. 누상에 나갔을 때 더 도움이 되는 선수다. 누상에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처음이라 모르는 게 많은데, (팀 동료들이) 친절하게 먼저 와서 알려줘 야구하는 데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로버츠 감독은 미국 현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매우 인상적이다. 타석에서 스윙이나 스피드, 역동성 등 틀에 박혀 있지 않은 그의 스타일을 좋아한다. 우리 팀에 없었던 유형이다. 그의 집중력과 에너지도 좋아한다. 내일(9일)도 경기에 나설 것"이라며 4경기 연속 선발 출전을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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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