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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트대고 슬라이딩하는게 트레이드 마크니까..." 김태형도 말리지 못했던 '마황'의 1루 슬라이딩. 결국 10주 부상[수원 코멘트]

권인하 기자

기사입력 2025-05-09 21:40


"번트대고 슬라이딩하는게 트레이드 마크니까..." 김태형도 말리지 못했던…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5대0으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린 롯데 김태형 감독이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1/

"번트대고 슬라이딩하는게 트레이드 마크니까..." 김태형도 말리지 못했던…
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9회초 2사 2루 고승민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에 슬라이딩한 황성빈.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5.1/

"번트대고 슬라이딩하는게 트레이드 마크니까..." 김태형도 말리지 못했던…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7회초 1사 2루 윤동희가 1타점 2루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29/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지옥의 9연전서 6승3패의 호성적을 거두면서 1위 한화 이글스와 2.5게임차의 3위까지 치고 올라온 롯데 자이언츠.

그러나 롯데 김태형 감독의 얼굴은 그리 밝지 않았다. 톱타자로 맹활약을 펼치던 '마황' 황성빈이 안타까운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황성빈은 지난 5일 부산 SSG 랜더스전서 1회말 톱타자로 상대 선발 미치 화이트의 초구에 기습 번트를 대고 1루에서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가 왼손가락을 다쳤다. 극심한 고통을 호소한 황성빈을 곧바로 교체됐고 병원 검진에서 왼손 약지 골절 소견을 받았다. 다음 날인 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황성빈은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이어 서울 삼성의료원에서도 추가 검진까지 받았다. 하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왼손 4번째 중수골 골절은 변함없었다.

황성빈은 올 시즌 28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4리(111타수 36안타) 12타점 10도루를 기록하고 있었다. 단순히 기록만이 아니라 그가 출루했을 때 경기의 흐름을 바꾸는 '마성'의 주루 플레이는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결국 빠른 회복을 위해 수술을 하기로 결정. 서울 삼성의료원에서 플레이트 고정수술을 받기로 했다. 그래도 복귀까지가 너무 길다. 수술 후 2주간의 안정이 필요하고 기술 훈련은 6주 후에나 가능할 전망. 복귀까지는 8~10주가 걸릴 것으로 구단은 내다봤다.

수술과 재활이 잘 이뤄진다면 7월초나 중순에는 컴백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강한 타선을 바탕으로 상위권까지 치고 올라온 롯데로선 상대 마운드와 수비를 뒤흔드는 황성빈의 부재는 큰 손해임은 분명하다.

9일 KT 위즈전이 취소된 뒤 만난 김 감독은 초반 밝은 표정으로 인터뷰를 시작했지만 황성빈 얘기에 표정이 굳어졌다.


"번트대고 슬라이딩하는게 트레이드 마크니까..." 김태형도 말리지 못했던…
2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롯데-키움전. 선발투수 반즈가 투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29/

"번트대고 슬라이딩하는게 트레이드 마크니까..." 김태형도 말리지 못했던…
2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두산의 경기, 롯데 박진형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27/

1루에서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은 황성빈 뿐만 아니라 여러 선수들이 자주 다쳤던 상황. 현장의 지도자들은

1루에서의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자제하도록 하지만 선수들의 살기 위한 의지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슬라이딩은 어쩔 수 없다.

김 감독 역시 황성빈의 슬라이딩에 대해 "내가 얘기한다고 되나. 번트 대고 슬라이딩하는게 본인의 트레이드 마크니까"라면서도 "위험하긴 위험하다"라고 했다.

그리곤 "슬라이딩을 워낙 잘하니까 별 얘긴 안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황성빈이 이탈한 뒤 윤동희가 1번타자로 나서고 있는 상황. 2경기서8타수 5안타 1홈런 2타점 3득점의 좋은 활약을 보이며 황성빈과는 다른 톱타자의 모습을 보였다.

김 감독은 "그래도 (윤)동희가 1번에서 잘해주고 있다"라며 윤동희에 대해 칭찬을 했다.

롯데는 황성빈 뿐만 아니라 외국인 에이스 찰리 반즈가 어깨 부상으로 8주 정도 빠지는 상황이다. 단기 대체 선수가 올지 아니면 완전 교체 선수를 영입할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 그사이 반즈의 빈자리를 메우는 것은 현장의 몫이다. 김 감독은 "일단 박진과 이민석이 선발을 준비하고 있다. 반즈 자리에 꼭 누가 들어간다고 정해 지는 것은 아니고 상황을 봐서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9일 경기가 취소되며 롯데는 10일 KT와 더블헤더를 치른다. 1차전은 9일 선발로 예정됐던 나균안이 나서고 2차전에 이민석이 등판할 예정이다. KT는 1차전 고영표, 2차전 오원석이 등판한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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