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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구단 입장에서 위약금을 물더라도 조건 좋은 도시로 연고지를 옮길 수도 있다."
당초 김두겸 시장은 NC의 울산 홈 첫경기를 기념해 시구를 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불발됐다. 대신 오후 6시쯤 세 사람이 약 15분에 걸친 짧은 만남을 가졌다.
NC파크를 쓸 수 없는 현실 속 기나긴 원정길을 소화해야했던 NC다. 당분간 임시 거처로나마 울산시에 머무르는 것을 허락해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주고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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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NC는 울산시와 다각도의 협의를 마친 상황이다. 우선 6월까지 문수야구장을 사용하기로 했다. 향후 NC파크 복귀가 쉽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올시즌 전체'를 울산에서 소화할 경우 울산시 측에 지불해야하는 각종 비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마쳤다.
NC 구단이 지금 당장 울산시로 연고지를 이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NC와 창원시간의 연고지 협약은 무려 2044년까지다. 아직도 20년이나 남았다.
다만 NC파크 사고 직후 창원시의 회피와 미흡한 사후 대처, 그리고 이후 창원시의 방치 속에 한달 넘게 재개장이 이뤄지지 못한 현실이 NC와 NC팬들에게 또한번 깊은 상처와 뜨거운 불씨를 남긴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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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최형두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허구연 총재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허구연 총재가 '성남이나 울산은 프로야구팀 유치를 하기 위해 열성적'이라며 '창원NC파크 관객 접근이 지금처럼 어려우면, (NC)구단은 위약금을 물더라도 조건 좋은 도시로 연고지를 옮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는 것. 해설위원 시절 거듭 '인프라'를 강조해 '허프라'로 불렸던 총재다운 속내다.
NC 입장에선 창원에 정착하는 과정부터 창원NC파크 부지 선정과 명칭 확정 등의 과정에서 거듭 소외되는 등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프로야구 수장인 허구연 총재의 발언이었던 만큼 여파가 엄청났다.
이에 대해 NC 구단은 "우리 구단은 창원에 깊은 애정과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지역 팬, 기업들과도 좋은 관계를 이루고 있다"면서 "야구장 접근을 위한 교통 인프라의 개선은 원하는 바이지만, 연고지 이전은 고려하지 않는다. 창단 때부터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창원 팬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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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같은 기조에 불을 붙일만한 사건이 올해 또 터졌다. 바로 지난 3월 29일 발생한 NC파크 구조물 추락사고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경기장 안에서 이 같은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무려 17m 상공, 창가에 매달려있던 가로 40㎝, 세로 258㎝, 두께 10㎝, 무게 60kg의 알루미늄 루버가 떨어졌다. 사망자는 10대 여동생을 데리고 현장을 찾은 20대 여성이다.
희대의 사고에도 창원시는 책임 전가에만 급급했다. 뒤늦게 책임 소재가 NC 구단이 아닌 창원시에 있음이 명확해지자, 이번엔 재개장시 또다른 사고가 생길까봐 사태를 사실상 방치했다. NC 구단은 결국 47일간의 거듭된 원정길을 소화해야했다.
이 과정에서 NC 구단이 비록 거절당할지언정 고인의 유가족과 끊임없이 소통에 나선 것과 달리, 창원시는 적극적인 태도도 취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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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시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 창원시는 황급히 "프로야구 경기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할 수도 있다"면서 오는 19일부터 복귀해줄 것을 NC 측에 공식 요청했다. 다만 NC 구단은 복귀 요청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제 NC파크에 안전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쓰시라'는 확정 답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NC의 홈경기는 '당분간', '임시' 홈구장 울산에서 치러진다. 7월부터는 NC파크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릴까? 현재로선 미정이다.
울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