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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이전' 떠올렸던 허구연 총재, 'NC 새 보금자리' 마련한 김두겸 울산시장 만났다 [울산현장]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5-05-16 19:20 | 최종수정 2025-05-17 01:21


'연고이전' 떠올렸던 허구연 총재, 'NC 새 보금자리' 마련한 김두겸 …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이사, 김두겸 울산시장, 허구연 KBO 총재(왼쪽부터). 스포츠조선

'연고이전' 떠올렸던 허구연 총재, 'NC 새 보금자리' 마련한 김두겸 …
허구연 총재. 스포츠조선DB

[울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구단 입장에서 위약금을 물더라도 조건 좋은 도시로 연고지를 옮길 수도 있다."

지난해 4월 뜨거운 논란을 불렀던 허구연 KBO 총재의 발언이다. 당시 NC 구단과 KBO가 한꺼번에 해명에 나섰고, 짧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다.

올해는 어떨까. 허구연 총재는 16일 울산 문수구장을 방문, 김두겸 울산시장 및 이진만 NC 다이노스 대표이사와 만나 짧은 티타임을 가졌다.

당초 김두겸 시장은 NC의 울산 홈 첫경기를 기념해 시구를 할 예정이었지만, 이날 경기가 우천으로 취소되면서 불발됐다. 대신 오후 6시쯤 세 사람이 약 15분에 걸친 짧은 만남을 가졌다.

NC파크를 쓸 수 없는 현실 속 기나긴 원정길을 소화해야했던 NC다. 당분간 임시 거처로나마 울산시에 머무르는 것을 허락해준 데 대한 감사의 마음을 주고받았다.

김두겸 시장은 "NC 다이노스가 울산시에 와줘 감사드린다. NC가 승리할 수 있게 울산시민 모두가 응원하겠다"라고 말했다. 이진만 대표 역시 "우리 구단에 큰 도움을 주신 울산시 및 김두겸 시장님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다. 울산 문수구장에서 좋은 플레이와 이기는 경기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화답했다.


'연고이전' 떠올렸던 허구연 총재, 'NC 새 보금자리' 마련한 김두겸 …
2019년 매진된 창원NC파크 전경. 스포츠조선DB
어떤 형태로든 이참에 허구연 총재와 김두겸 울산시장이 공식적인 만남을 가졌다는데 의미가 있다. 지자체장과 KBO 총재가 터놓고 이야기하는 자리는 많을수록 좋다.

스포츠조선 취재 결과, NC는 울산시와 다각도의 협의를 마친 상황이다. 우선 6월까지 문수야구장을 사용하기로 했다. 향후 NC파크 복귀가 쉽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올시즌 전체'를 울산에서 소화할 경우 울산시 측에 지불해야하는 각종 비용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마쳤다.


NC 구단이 지금 당장 울산시로 연고지를 이동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NC와 창원시간의 연고지 협약은 무려 2044년까지다. 아직도 20년이나 남았다.

다만 NC파크 사고 직후 창원시의 회피와 미흡한 사후 대처, 그리고 이후 창원시의 방치 속에 한달 넘게 재개장이 이뤄지지 못한 현실이 NC와 NC팬들에게 또한번 깊은 상처와 뜨거운 불씨를 남긴 것만은 분명하다.


'연고이전' 떠올렸던 허구연 총재, 'NC 새 보금자리' 마련한 김두겸 …
브리핑에 나선 이호준 NC 감독은 울산시의 거듭된 배려에 깊은 감사를 표했다. 김영록 기자
지난해 허구연 총재의 '연고 이전 가능성' 발언을 소개한 이는 창원 마산합포구 국회의원인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이다. 당시 제 21대 국회의원이었던 그는 22대 총선에서도 재선에 성공했다.

당시 최형두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허구연 총재와 나눈 대화를 소개했다. 허구연 총재가 '성남이나 울산은 프로야구팀 유치를 하기 위해 열성적'이라며 '창원NC파크 관객 접근이 지금처럼 어려우면, (NC)구단은 위약금을 물더라도 조건 좋은 도시로 연고지를 옮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표했다'는 것. 해설위원 시절 거듭 '인프라'를 강조해 '허프라'로 불렸던 총재다운 속내다.

NC 입장에선 창원에 정착하는 과정부터 창원NC파크 부지 선정과 명칭 확정 등의 과정에서 거듭 소외되는 등 불만이 적지 않은 상황이었다. 심지어 프로야구 수장인 허구연 총재의 발언이었던 만큼 여파가 엄청났다.

이에 대해 NC 구단은 "우리 구단은 창원에 깊은 애정과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지역 팬, 기업들과도 좋은 관계를 이루고 있다"면서 "야구장 접근을 위한 교통 인프라의 개선은 원하는 바이지만, 연고지 이전은 고려하지 않는다. 창단 때부터 많은 응원을 보내주신 창원 팬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다.


'연고이전' 떠올렸던 허구연 총재, 'NC 새 보금자리' 마련한 김두겸 …
허구연 총재. 스포츠조선DB
KBO 역시 "허구연 총재는 창원과 NC 팬들을 위해 도시철도 교통 인프라 개선이 절실하다. 이를 위해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기조에 불을 붙일만한 사건이 올해 또 터졌다. 바로 지난 3월 29일 발생한 NC파크 구조물 추락사고다. 프로야구 출범 이래 경기장 안에서 이 같은 사망사고가 발생한 건 사상 초유의 일이다.

무려 17m 상공, 창가에 매달려있던 가로 40㎝, 세로 258㎝, 두께 10㎝, 무게 60kg의 알루미늄 루버가 떨어졌다. 사망자는 10대 여동생을 데리고 현장을 찾은 20대 여성이다.

희대의 사고에도 창원시는 책임 전가에만 급급했다. 뒤늦게 책임 소재가 NC 구단이 아닌 창원시에 있음이 명확해지자, 이번엔 재개장시 또다른 사고가 생길까봐 사태를 사실상 방치했다. NC 구단은 결국 47일간의 거듭된 원정길을 소화해야했다.

이 과정에서 NC 구단이 비록 거절당할지언정 고인의 유가족과 끊임없이 소통에 나선 것과 달리, 창원시는 적극적인 태도도 취하지 않았다.


'연고이전' 떠올렸던 허구연 총재, 'NC 새 보금자리' 마련한 김두겸 …
허구연 총재. 스포츠조선DB
또 국토교통부까지 참여한 지난 5월 2일 회의에서 'NC파크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시즌내 재개장은 고사하고 올해 내내 NC파크를 쓰지 못할 수도 있는 위기. 결국 대안을 수소문한 NC는 KBO와의 협의 끝에 울산 문수구장에서 임시 홈경기를 치르기로 했다.

창원시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양새. 창원시는 황급히 "프로야구 경기를 진행하면서 동시에 정밀 안전진단을 진행할 수도 있다"면서 오는 19일부터 복귀해줄 것을 NC 측에 공식 요청했다. 다만 NC 구단은 복귀 요청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이제 NC파크에 안전 문제가 없으니 안심하고 쓰시라'는 확정 답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어쨌든 NC의 홈경기는 '당분간', '임시' 홈구장 울산에서 치러진다. 7월부터는 NC파크에서 프로야구 경기가 열릴까? 현재로선 미정이다.


울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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