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구원승으로 데뷔 첫 승을 따냈던 김연주는 올해는 이날 전까지 8경기에 나와 1패, 평균 자책점 7.98의 부진한 성적에 그치고 있었다.
팀 타선이 1회초 선취점을 내줬지만 김연주는 1회말 NC 1~3번 타자에게 연달아 안타를 얻어맞고 곧바로 1-1 동점을 허용했다.
자칫하면 와르르 무너질 수 있었던 위기에서 김연주는 4번 박건우를 내야 땅볼로 잡았고 5번 서호철을 외야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한숨을 돌렸다.
다시 천재환에게 볼넷을 줘 2사 만루에 몰린 그는 박세혁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회를 1실점으로 막았다.
안정을 찾은 김연주는 5이닝을 안타 4개와 사사구 3개를 내주며 1실점으로 막아 팀의 3-2 승리를 이끌고 데뷔 첫 선발승을 챙겼다.
팀을 8연패 위기에서 구해낸 값진 승리였다.
김연주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제가 잘해서 이긴 것보다 팀이 연패를 끊고 이긴 것이 너무 기쁘다"며 "프로에 오면서 선발로 나갈 수 있을지 생각했는데 오늘 처음 선발승을 따내 감회가 새롭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훈 선수 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팀 동료 선수들로부터 축하의 물세례를 받은 그는 "저도 언젠가 한 번 맞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맞아보니 기분이 좋다"며 "선발로 나와 이닝을 최대한 많이 끌고 가서 불펜 부담을 줄이는 것이 최우선이었다"고 말했다.
인터뷰 도중 몸이 떨릴 정도로 축하 물세례를 세게 맞은 김연주는 "주자를 많이 내보내기는 했는데 그때마다 최소 실점으로 막자는 생각이었다"며 "1회가 고비였고, 타순도 돌고 상위 타선에 주자 있는 상황이었던 5회도 힘들었다"고 돌아봤다.
직구 최고 시속이 145㎞로 빠른 편은 아니었지만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으며 90구로 5이닝을 버틴 김연주는 이날 2004년생 동갑인 포구 김동헌과 배터리를 이뤘다.
그는 "시작하기 전에 공격적인 투구를 하겠다고 (김)동헌이에게 얘기했고, 동헌이도 알겠다고 해서 그런 쪽으로 투구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2-1로 앞선 5회말 투구를 마치고 이승호 투수코치가 가장 생각났다는 그는 "최소한 5이닝을 던지겠다는 각오로 들어갔는데 5회를 끝낼 수 있어서 후련했다"고 당시 느낌을 전했다.
김연주는 "선발이나 중간 상관 없이 최대한 경기를 많이 나가서 제가 좋아하는 야구를 많이 하는 것이 좋다"며 "오늘 승리 기쁨은 오늘로 끝내고, 다음 경기부터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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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