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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부담이 많이 됐어요. 가족들 앞에서 좀 잘 던져야 하는데.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야 하는데."
김진성은 1⅓이닝 동안 공 단 11개를 던지면서 무피안타 무4사구 1탈삼진 무실점 완벽투로 선두 LG의 30승(16패) 선착을 이끌었다. 그는 시즌 첫 세이브와 함께 개인 통산 40세이브를 달성하기도 했다.
3차례나 방출되는 아픔을 겪었던 투수였기에 김진성에게 40세이브는 더 값질 듯하다. 그는 성남서고를 졸업하고 2004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지명됐으나 1군 등판 기회도 없이 2006년 방출됐고, 2010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 테스트를 받고 육성선수로 입단했을 때도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한 채 방출 통보를 받았다. 2011년 신생팀 NC 다이노스가 진행한 트라이아웃에 통과하면서 3번째 프로 유니폼을 입었고, 2013년부터 2021년까지 9시즌 동안 470경기에 등판해 32승, 67홀드, 34세이브, 494⅔이닝,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하며 뒤늦게 꽃을 피우나 싶었는데 2021년 시즌 뒤 NC의 베테랑 정리 기조 속에 또 한번 방출됐다.
김진성의 아들 민찬과 리호는 아빠가 자랑스러운지 방송 인터뷰 내내 옆에서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취재 기자들과 인터뷰에도 두 아들이 함께하려 하자 오히려 쑥스러웠던 아빠가 "이제 엄마한테 가자"라고 다독였을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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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구와 시타를 앞두고 따로 아이들을 지도하진 않았다. 김진성은 "집에서 시구 연습을 하던데, 나는 안 가르쳐줬다. 그냥 아이들이면 아이들답게 시구를 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많이 가르쳐 주진 않았다. 그냥 '너희 던지고 싶은 대로 던져'라고 했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나이 마흔이 된 올 시즌도 김진성은 여전히 LG 불펜에 없어선 안 될 존재로 자리를 잡고 있다. 함덕주 유영찬 김강률 등 팀의 핵심 불펜들이 부상과 부진 등으로 자리를 비운 상황이라 건강히 버티는 김진성이 더 가치 있게 느껴진다.
김진성은 올해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 가는 것과 관련해 "올해 동원이가 나에 대해서 잘 아는 것 같다. 포크볼이나 이런 사용법을 타자에 맞게끔 분석을 잘하는 것 같다. 동원이가 전력 분석을 워낙 열심히 잘하다 보니까 동원이 리드대로 던지면 되더라. 요즘 피칭 하면서 느끼는 건데, 양의지(두산) 선수가 수싸움을 잘하지 않나. 동원이도 그에 못지않은 것 같더라. 나에 대해 정말 잘 알고 있다고 느끼는 시즌"이라며 안방마님에게 공을 돌렸다.
동료들의 부상 공백과 관련해서는 "부담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나 말고 다른 후배들 여러 투수들이 있다. 자기 몫들을 분명 해 줄 것이라 믿는다. 그래서 부담이 되진 않는다. 좋은 후배들이 많으니까 부족하면 내가 조금 더 채워주면 되고, 또 나도 아니면 후배들이 채워주니까. 내가 딱히 '어떻게 하지' 그런 생각은 별로 없다"며 지금처럼 동료들을 믿고 2023년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에 도전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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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