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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자칫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었던 장면. 그 위기를 막아냈다.
SSG 벤치의 첫번째 선택은 좌완 박시후였다. 좌타자 김재환을 노린 선택이었는데,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2루 도루까지 내주고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오명진에게 내야 안타를 맞자 벤치가 다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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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확실히 달라진 이로운의 모습이다. 2023년도 고졸 신인으로 SSG에 입단한 이로운은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5순위 지명자 출신이다. 한화 김서현, KIA 윤영철 등 쟁쟁한 동기생들과 함께 최상위 순번에서 지명을 받았을 만큼 가능성이 넘쳤다.
당시 팀 상황과 맞물려 행운이 따르면서 사실상 1군 풀타임 3년 차를 맞이했지만, 사실 지난 2년간은 가능성만큼이나 고민도 컸다. 2년 연속 5점대 평균자책점과 기복이 심한 제구와 투구 결과까지 확실한 필승조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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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는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됐다. 직구 그립을 살짝 바꿔 구위를 살리면서도 제구가 더 편해졌고, 변화구도 업그레이드를 시켰다.
무엇보다 자신감을 되찾았다. 좋지 않은 결과가 반복되며 다소 위축되기도 했던 이로운은 올해 시범경기부터 좋은 성적을 꾸준히 내면서, 현재까지 23경기 2승1패 6홀드 평균자책점 0.79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20이닝 던진 리그 전체 불펜 투수들 가운데, 한화 김서현(0.75)에 이어 최저 평균자책점 2위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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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용 감독은 "작년에는 로운이가 그렇게 마음고생을 시켰다"고 농담을 하면서도 "테스트하는 느낌이었다. 욕을 먹으면서도 계속 썼던 이유가 나름대로 올해를 두고 그림을 그렸었다. 결국 이로운, 한두솔 이런 친구들이 좋아져야 탄탄해질 거라고 봤다. 로운이를 혼도 내보고, 훈련을 더 강하게 시키고, 엔트리에서 제외하며 충격 요법을 주기도 했었다. 작년에 2군에 내려보내서 하체 훈련도 열심히 시켰다. 다행히 선수도 느낀 바가 있는지 열심히 했고, 그런 부분들이 성과로 나오고 있다. 감독으로서는 고맙다"고 이야기 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