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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푸이그의 퇴출 과정, 왜 선수와 감독은 말이 엇갈렸을까.
키움의 선택은 푸이그였다. 그러면서 나온 얘기가 어깨 부상이었다. 푸이그는 4월 말 슬라이딩으로 1구에 귀루하는 도중 왼 어깨를 다쳤다. 당시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부상자 명단에 오르며 회복의 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키움 구단은 여러 요소들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어깨 부상도 푸이그 선택의 이유가 됐다고 알렸다. 푸이그 본인도 퇴출이 확정된 19일 자신의 SNS를 통해 어깨가 아파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없었다고 고백하며 어깨 치료를 위해 병원에 가는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그러니 사람들은 '어깨가 완치된 게 아니었구나, 그래서 카디네스가 아닌 푸이그가 떠나게 됐구나'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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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탓'이라는 선수의 주장과 상반되는 객관적 사실을 홍 감독은 미디어에 가감 없이 전했다. 왜 그랬을까.
'악동' 이미지를 벗고 부진에 연습을 자처하고, 팬서비스도 열심히 하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긴 했다.
하지만 100만 달러 보장액수를 꽉 채워 컴백한 외국인 타자다운 모습을 찾기 힘들었다.
40경기 0.212의 타율 0.625의 OPS 등 부진한 성적도 문제였지만, 팀 케미스트리 측면에서 아쉬운 모습들이 자주 노출된 것도 사실이다. 감독 입장에서 가장 화가 나는 건 찬스에서 삼진을 당하는 것보다, 말도 안되는 수비 실수와 성의 없는 플레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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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놀음이라는 야구의 장기 레이스에서 선발 싸움은 무척 중요하다. 키움이 지난해 '무서운 꼴찌' 역할을 할 수 있었던 것도 후라도(삼성), 헤이수스(KT) 리그 최고의 원투펀치기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홍 감독의 실제 마음은 모르지만, 이 두 투수와의 재계약 기회가 있었다면 과연 마다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것도 사실.
키움의 선택은 파격을 넘는 충격이었다. 이 두 투수를 포기하고, 보류권까지 풀어주며 남 좋은 일만 시켜줬다. 그리고 내린 결론이 외국인 타자 2명이었다. 오타니(LA다저스) 2명이 온다면 모를까, 타격은 기복이 있을 수밖에 없는 영역이기에 어떠한 강력한 조합이 이뤄진다 해도 후라도, 헤이수스의 듀오의 가치를 뛰어넘기는 힘들었다. 여기에 성공 확률이 떨어지는 푸이그, 카디네스 조합을 홍 감독이 두 팔 벌려 환영했을지 의문이 남는다.
물론, 홍 감독도 최종적으로 동의를 했기에 외국인 타자 2명 계약이 확정됐을 것이다.
홍 감독은 외국인 타자 2명을 선택했던 데 대해 "성공, 실패를 떠나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과감한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짧고 굵게 답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