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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천하의 오승환이 어쩌다 이렇게까지...
그리고 삼성에는 충격적인 장면. 4회였다. 박진만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레예스를 3이닝 만에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6-4로 앞서고 있었기에, 빌드업을 잘하면 승리 가능성이 충분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나온 선수가 '끝판대장' 베테랑 오승환. 올시즌 개막을 앞두고 모친상을 당했다. 효성이 극진했던 오승환이었기에, 충격이 컸다. 그래도 삼성과의 계약 마지막 시즌, 야구를 놓을 수는 없었다. 하지만 내전근 부상까지 겹치며 2군에서 정비를 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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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회복의 시간을 보낸 오승환은 지난 3일 드디어 1군에 등록됐다. 그리고 4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올시즌 첫 경기를 치렀다. 안타, 볼넷 1개씩을 내줬지만 아웃 카운트 1개를 잡아내며 8회를 마무리했다.
무실점이었지만, 살짝 불안했다. 그리고 두 번째 경기, NC전에서 아픔을 겪고 말았다. 선두 김형준을 삼진으로 돌려세울 때만 해도 좋았다. 하지만 천재환에게 안타를 허용했다. 최정원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낼 때만 해도 '관록'으로 버티는 듯 했다. 하지만 김주원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볼카운트 2B2S 상황서 123km 커브가 몸쪽으로 떨어졌다. 하지만 밋밋했다. 김주원이 이를 놓치지 않고 잡아당겼고, 우측 담장을 넘는 동점 투런포가 됐다. NC는 이 홈런 덕에 '해볼만 하다'는 자신감을 얻었고, 결국 경기를 뒤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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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환은 이어 등장한 박민우에게까지 안타를 내준 후 황동재와 교체됐다. ⅔이닝 3안타 1삼진 2실점. 직구 최구구속은 146km를 찍었다. 박민우 상대 2S을 잡고 회심의 공을 바깥쪽에 꽂았는데, 박민우가 이를 여유있게 밀어내니 천하의 오승환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었다.
구속 자체로는 큰 문제가 없었지만, 누가 봐도 전성기 시절 오승환의 그 모습이 아니었다. 직구도 직구지만 슬라이더, 커브 변화구들의 구위도 너무 평범했다. 홈런을 맞아서가 아니라, 복귀 후 2경기 구위를 봤을 때 벤치가 긴박한 순간 오승환을 믿고 기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 부호가 붙을 수밖에 없는 투구 내용이었다
아직 속단은 이르다. 이제 막 복귀한 만큼 등판이 거듭될 수록 날카로움이 살아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과연 오승환은 1군에서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현역 연장과 명예로운 마무리에 대한 희망을 위해 꼭 필요한 끝판대장의 완벽 부활 희망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