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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감독 운영은 내가 아무리 좋은 생각을 하고 경기에 출전시키고, 고민해서 타순을 짜도 나가는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플레이를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기적과 같은 한 달이었다. KIA는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윤도현, 패트릭 위즈덤, 이창진, 박정우, 곽도규, 황동하, 이준영 등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시즌 초반 구상이 완전히 꼬였다. 부상에서 회복해 돌아온 선수는 현재 위즈덤과 이창진 둘뿐이다. 곽도규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시즌을 접었다. 7위까지 처진 배경에는 집단 부상 쇼크가 있었다.
백업 또는 2군으로 분류됐던 선수들이 갑자기 1군 주축으로 활약해야 하는 상황. 처음에는 우왕좌왕했지만, 이내 절호의 기회로 삼은 선수들이 눈빛을 반짝였다.
KIA 관계자는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며 "(오)선우나 (김)규성이, (김)석환이, (김)호령이 다들 잘해야 하는 나이다. 다들 프로 연차가 됐고, 1군에 자리가 없어서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인데 기회가 왔을 때 다들 잘 잡은 것"이라고 칭찬했다.
투수는 어린 유망주들이 활기를 불어넣었다. 프로 2년차 성영탁이 가장 큰 발견이었다. 1군은 올해 처음이었는데도 6월 13경기에서 15⅓이닝을 책임지며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했다. 이호민과 김태형 등 올해 신인들도 고사리손을 보탰다.
무엇보다 필승조가 매우 안정적으로 돌아갔다. 전상현-조상우-정해영이 뒷문을 든든하게 막아줬고, 시즌 초반 고전했던 좌완 최지민이 페이스를 되찾으면서 곽도규와 이준영의 공백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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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막내 윤영철은 "(6월 승률 1위에) 엄청 큰 기여를 한 것 같진 않다. 그냥 안 빠지고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꾸준하게 돌면서 선발투수로서 최대한 5이닝이라도 채우려고 그렇게 생각하고 항상 한 이닝, 한 이닝 마지막 이닝이라는 생각으로 마운드에서 던졌다. 그렇게 안 빠지고 그나마 적은 점수를 주고 이닝을 채워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부상 선수가 많았는데, 이제 2군에 있던 형들이 많이 올라왔다. 지금 다 자신감도 좋고, 플레이 하면서 자신감이 생기고, 그러다 보니 팀도 더 분위기도 오르고 굉장히 안정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범호 감독은 집단 부상 위기를 이겨낸 데 대해 "경기에 나가는 선수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플레이 하느냐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6월 같은 경우는 내가 생각을 해서 내보내면 선수들이 잘 이행했다. 여러가지로 선수들은 생각 못 하는 것들을 나는 계속 뭔가 생각해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내가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플레이를 해줘야 하니까. 선수들 컨디션이 어떻고, 선수들이 경기에 나갔을 때 의욕을 갖고 있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후반기에 부상 전력이 다 돌아오면 KIA는 이제 '누굴 빼야 하나'를 고민해야 할 정도다. 가장 먼저 이의리가 합류해 전반기에 지친 선발투수들의 부담을 나눌 예정이고,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등도 차례로 돌아올 준비를 하고 있다. 최형우와 위즈덤 오선우만으로도 묵직한 타선에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까지 합류하면 지난해 통합 우승팀의 화력을 되찾을 전망이다.
외국인 원투펀치 네일과 올러가 휴식 차원에서 자리를 비운 지금만 잘 버티면 된다. 네일은 롯데와 주말 3연전에 맞춰서 돌아오고, 올러는 한화와 전반기 마지막 시리즈에 맞춰서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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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