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웃기는 보람 있다" 8월 타율 0.360 불방망이 → 분위기메이커까지? 21세 풋내기 유격수, 롯데 이호준의 야망 [인터뷰]

기사입력 2025-08-28 12:32


"웃기는 보람 있다" 8월 타율 0.360 불방망이 → 분위기메이커까지?…
27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롯데전. 4회말 1사 2루. 이호준이 1타점 내야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8.27/

"웃기는 보람 있다" 8월 타율 0.360 불방망이 → 분위기메이커까지?…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 4회초 이호준이 솔로홈런을 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21/

"웃기는 보람 있다" 8월 타율 0.360 불방망이 → 분위기메이커까지?…
2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LG의 경기, 4회초 이호준이 솔로홈런을 치고 김태형 감독의 환영을 받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21/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금 생각하면 어휴…그때 팬들의 위로가 정말 많은 힘이 됐다."

21세 풋내기 유격수가 사직구장 내야사령관직을 꿰찼다. 롯데 자이언츠 이호준(21)이 주인공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우리 팀내 최고'라고 보증한 수비력에, 요즘은 방망이도 예사롭지 않다. 8월 한달간 타격 성적이 홈런 2방을 곁들여 타율 3할6푼, OPS(출루율+장타율) 1.164에 달한다.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호준은 "요즘 확실히 타격감이 좋다"며 수줍게 웃었다. 2할 안팎을 오가던 타율이 급상승하게 된 계기는 역시 노력의 힘이다.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많이 치고, 경기 끝나고도 타격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 그러다보니 타격 밸런스도 잡히는 거 같고, 하나하나 생각할 시간도 생겼다. 뭐가 문제인지도 알게 됐다. 너무 욕심이 많았고, '지금 잘해야된다'는 생각에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었다."

본인 활약은 좋았지만 팀은 12연패의 늪에서 허우적댔다. 이호준은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선배님들께서 다독여주셨지만, 내가 우리팀 막내라 그런지 뭘 해도 안되는 거 같고, 순간순간이 쉽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웃기는 보람 있다" 8월 타율 0.360 불방망이 → 분위기메이커까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연장 11회말 롯데 이호준이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가져왔다. 이호준이 김태형 감독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그 흐름을 바꿔놓은게 다름아닌 이호준이었다. 원래 퓨처스에서도 홈런이 하나도 없는 '똑딱이'였는데, 21일 LG 트윈스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이어 24일 NC 다이노스전에서 다시한번 홈런포를 가동, 팀의 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패기만만한 덕분인지 클러치 상황에도 강하다. 지난 7월 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끝내기의 주인공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호준을 격하게 포옹하는가 하면, 홈런을 쳤을 땐 기립박수를 치며 홍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더그아웃이 축하보다도 다들 놀란 분위기였다. 첫 홈런보다 팀의 승리를 돕는 홈런을 친 게 더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다. (김태형 감독에 대해서는)감독님은 내가 아기처럼 보이실 것 같다."

김태형 감독은 "수비는 원래 좋았는데, 타격도 의외로 볼을 따라다니는 감각이 좋다"면서 "막내가 열심히, 또 잘하는 모습 보니 귀엽다"며 웃었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37년이다.

4월초에는 수비 과정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이호준은 "그런 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때 팬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면서도 "다시 돌아가고픈 마음도 있다. 다시 하면 잘할 거 같다"며 웃었다.


"웃기는 보람 있다" 8월 타율 0.360 불방망이 → 분위기메이커까지?…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롯데의 경기, 연장 11회말 롯데 이호준이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가져왔다. 이호준이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09/
작년에 12경기 뛰었는데, 올해는 이미 80경기를 넘겼다. 유격수(276⅔이닝) 2루(55⅓이닝) 3루(7⅔이닝)까지 내야 전 포지션을 커버하면서도 준수한 수비력이 돋보인다.

여름나기가 만만치 않다. 이호준은 "살이 7㎏ 정도 빠졌다. 처음엔 정말 힘들었는데, 요즘은 나름의 노하우가 생긴 거 같다"면서도 "요즘 입맛이 없다. 배울게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클럽하우스를 휘어잡는 장난꾸러기다. 그는 "김동혁 형이 진짜 웃기다. 저랑 개그 듀오다. 우리 케미가 저말 좋다"면서 "솔직히 개그 욕심도 있다. 특히 한태양-전민재 형 같은 무뚝뚝한 사람들 웃기면 보람을 느낀다. 다들 예뻐해주신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은 시즌 포부를 부탁하니 다시 표정이 진지해졌다.

"전민재 형이 빠진 자리를 잘 메우고 싶다. 나도 가을야구를 한번 경험하고픈 마음도 있다. 지금 타격감을 잘 유지하고, 수비에서도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웃기는 보람 있다" 8월 타율 0.360 불방망이 → 분위기메이커까지?…
6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KIA와 롯데의 경기가 열릴 예정인 가운데 롯데 전민재와 이호준이 수비훈련을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8.06/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