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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지금 생각하면 어휴…그때 팬들의 위로가 정말 많은 힘이 됐다."
사직구장에서 만난 이호준은 "요즘 확실히 타격감이 좋다"며 수줍게 웃었다. 2할 안팎을 오가던 타율이 급상승하게 된 계기는 역시 노력의 힘이다.
"아침에 일찍 출근해서 많이 치고, 경기 끝나고도 타격 훈련을 중점적으로 했다. 그러다보니 타격 밸런스도 잡히는 거 같고, 하나하나 생각할 시간도 생겼다. 뭐가 문제인지도 알게 됐다. 너무 욕심이 많았고, '지금 잘해야된다'는 생각에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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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기만만한 덕분인지 클러치 상황에도 강하다. 지난 7월 9일 두산 베어스전에서도 끝내기의 주인공이었다. 김태형 감독은 이호준을 격하게 포옹하는가 하면, 홈런을 쳤을 땐 기립박수를 치며 홍소를 터뜨리기도 했다.
"더그아웃이 축하보다도 다들 놀란 분위기였다. 첫 홈런보다 팀의 승리를 돕는 홈런을 친 게 더 행복하고 기억에 남는다. (김태형 감독에 대해서는)감독님은 내가 아기처럼 보이실 것 같다."
김태형 감독은 "수비는 원래 좋았는데, 타격도 의외로 볼을 따라다니는 감각이 좋다"면서 "막내가 열심히, 또 잘하는 모습 보니 귀엽다"며 웃었다. 두 사람의 나이 차이는 37년이다.
4월초에는 수비 과정에서 엉덩방아를 찧는 실수를 하기도 했다. 이호준은 "그런 날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 더 성장할 수 있었다. 그때 팬들의 위로가 큰 힘이 됐다"면서도 "다시 돌아가고픈 마음도 있다. 다시 하면 잘할 거 같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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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나기가 만만치 않다. 이호준은 "살이 7㎏ 정도 빠졌다. 처음엔 정말 힘들었는데, 요즘은 나름의 노하우가 생긴 거 같다"면서도 "요즘 입맛이 없다. 배울게 많이 남았다"고 강조했다.
클럽하우스를 휘어잡는 장난꾸러기다. 그는 "김동혁 형이 진짜 웃기다. 저랑 개그 듀오다. 우리 케미가 저말 좋다"면서 "솔직히 개그 욕심도 있다. 특히 한태양-전민재 형 같은 무뚝뚝한 사람들 웃기면 보람을 느낀다. 다들 예뻐해주신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은 시즌 포부를 부탁하니 다시 표정이 진지해졌다.
"전민재 형이 빠진 자리를 잘 메우고 싶다. 나도 가을야구를 한번 경험하고픈 마음도 있다. 지금 타격감을 잘 유지하고, 수비에서도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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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