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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해탄을 건넌 의리' 6개월 짧은 인연이었는데...日 레전드 감독은, 자신의 한국인 스승을 잊지 않았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7-04 01:07


'현해탄을 건넌 의리' 6개월 짧은 인연이었는데...日 레전드 감독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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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현해탄을 건넌 의리.

약 6개월, 반년의 인연이었지만 다카스 신고 일본프로야구 야쿠르트 스왈로스 감독은 자신의 한국인 스승을 잊지 않았다.

1994년 LG 트윈스에 우승을 안긴, 한국프로야구에 '자율'의 개념을 도입한 명장 이광환 감독이 2엘 별세했다.

이 감독은 고려대를 졸업하고 한일은행, 육군 경리당에서 선수 생활을 했고 모교 중앙고 감독으로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이후 프로야구가 출범했고 OB 베어스 타격코치를 거쳐 1989년 OB 감독으로 첫 프로야구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리고 1992년 LG 트윈스 감독이 돼 1994년 통합 우승 감독이 됐다. 당시 일본, 미국 지도자 연수를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선수들이 알아서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게 하는 '자율야구'로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 감독은 이후 한화 이글스, 우리 히어로즈(키움 히어로즈 전신) 지휘봉을 잡았고, KBO리그 통산 608승을 거둔 뒤 프로 감독직에서 내려왔다.

KBO 육성위원장, KBO 베이스볼 아카데미 원장을 맡으며 선수와 지도자 육성에 공을 들였던 고인은 폐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 제주에 머무르다 최근 병세가 급격히 안좋아지며 세상을 떠나게 됐다.

이 감독은 2008년 현대 유니콘스 해체 후 재창단을 한 우리 히어로즈의 초대 감독으로 선임됐다. 하지만 1년 만에 경질 당하는 아픔이 있었다.

그 때 인연을 맺은 선수 중 한 명이 일본 야구 레전드 다카스 신고였다. 일본 최고의 잠수함 마무리로 이름을 날린 다카스는 메이저리그 무대까지 진출했다. 선수 생활 말년이던 2008년 6월 대체 외국인 선수로 우리 히어로즈 유니폼을 입었다. 그 때 고인이 팀을 이끌고 있을 때였다. 다카스는 18경기를 뛰며 1승 8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을 기록하며 뒷문을 책임졌다. 이 감독도, 다카스도 재계약 불발로 팀을 떠났기에 그렇게 짧은 인연이 정리됐다.


이후 다카스는 야쿠르트 투수코치를 거쳐 2020년 감독이 됐다. 2021년 팀 통합 우승을 이끌었도, 2022년에는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시즌이 한창이기에 다카스는 이 감독의 별세 소식을 일본에서 전해들었다. 한국까지 건너올 수는 없는 일. 마침 스포츠조선 칼럼니스트로 활동중인 무로이 마사야씨가 업무 관계로 한국에 있었고, 다카스 감독은 무로이씨에게 "꽃으로라도 애도의 마음을 표하고 싶다"고 부탁을 했다고. 현해탄을 건너 빈소가 차려진 먼 제주까지 다카스 감독의 마음이 그렇게 전해졌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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