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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부여잡았던 선수 맞나, KIA 이러니 잘 나간다…"다 통증 안고 뛴다, 티 내고 싶지 않아"

김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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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7-05 12:44


손가락 부여잡았던 선수 맞나, KIA 이러니 잘 나간다…"다 통증 안고 …
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KIA전. 8회말 역전 적시타를 친 김태군이 활짝 웃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4/

[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금 시점에는 어떤 선수나 다 통증을 안고 뛴다고 생각한다. 굳이 경기 뛰면서 내가 아픈 것을 참고 뛴다고 표현하면서 뛰고 싶진 않다."

KIA 타이거즈 포수 김태군은 지난 1일 광주 SSG 랜더스전에서 사구에 자칫 큰 부상을 당할 뻔했다. SSG 투수 전영준이 던진 시속 144㎞짜리 직구가 김태군의 왼손 검지를 강타했다. 김태군은 바로 타석에 쓰러져 매우 고통스러워했고, 바로 대주자 김규성과 교체됐다. 손가락은 부상에 취약한 부위라 걱정을 살 만했다.

KIA로선 다행스럽게도 큰 부상은 아니었다. 단순 타박상. 김태군은 지난 2일 딱 하루 휴식을 취한 뒤 다시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섰다. 사구 여파가 아예 없다고 하면 당연히 거짓말이다. 팀이 지금 얼마나 중요한 상황인지 아니까 참고 뛰는 것이다.

KIA는 올 시즌 '부상 병동'이었다.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박정우, 윤도현, 황동하, 이준영 등이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이탈해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부상자 중에 전반기에 복귀한 선수는 패트릭 위즈덤과 이창진 둘뿐이다. 나머지는 후반기 합류를 목표로 함평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김태군은 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결승타를 장식하며 7대5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군은 5-5로 따라붙은 8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롯데 필승조 최준용이 ⅔이닝 5실점으로 무너져 급히 교체한 투수 김강현을 공략했다.

김태군은 "대타로 교체될 생각도 했다. 일단 워낙 나랑 타이밍이 안 맞는 투수였다. 그런데 감독님이 '네가 해결해'라고 하시더라. 그런 기회를 받아서 타석에서 그런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분명히 변화구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타석에서 사람인지라 언제든지 직구가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기서 조금 의심을 했던 게 그래도 방망이에 공이 맞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타구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갔다. 롯데 유격수 전민재가 몸을 날려 어떻게든 처리해 보려 했으나 종이 한 장 차이로 벗어났다.


김태군은 "치는 순간 너무 확신했다. 치는 순간에 '됐다' 했다. 길이 보이기 때문에 치는 순간 너무 짜릿했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결승타를 치기 전까지는 마음이 무거웠다. KIA 필승조가 먼저 무너지면서 위기가 시작됐기 때문. 2-0으로 앞선 7회 전상현이 ⅓이닝 2실점, 8회 조상우가 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는 바람에 역전패할 뻔했다.


손가락 부여잡았던 선수 맞나, KIA 이러니 잘 나간다…"다 통증 안고 …
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KIA전. 7회초 1사 1, 2루 정훈의 2타점 적시타 때 나성범이 홈에서 김태군과 접전을 벌였다. 아웃을 확신한 김태군이 더그아웃을 보며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4/

손가락 부여잡았던 선수 맞나, KIA 이러니 잘 나간다…"다 통증 안고 …
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KIA전. 8회말 2사 만루 김태군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4/
김태군은 "일단 역전 당황 상황에서 2-5가 됐는데, 요즘 한국 야구에서는 3점차까지는 어떻게 될지 잘 모르니까. (임)기영이가 올라왔을 때 정훈이 원래 언더핸드 상대로 장타를 잘 치는 타자다. 거기서 억제를 시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는 지나간 버스에는 손을 안 흔든다고 생각하는데, 포수 특성상 조금 지나간 것을 생각할 때가 있다. 그래서 조금 빨리 잊으려고 했던 게 또 도움이 됐던 것 같다. 6월에 전상현과 조상우가 워낙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우리 팀에서 7, 8회 중간 허리 역할을 하는 친구들인데, 실점한 게 조금 아쉬울 수는 있겠으나 그래도 그 친구들이 또 그 점수를 거기서 막았기 때문에 야수들이 힘을 내지 않았을까 그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김태군은 이날 잠시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안 아픈 것은 아니지만, 경기는 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태군은 "어떤 선수나 지금 시점에서 다 통증은 안고 경기를 뛴다고 생각한다. 파울팁이 나오면서 그 부위를 건드리니까 거기서 시간을 조금 지체했다. 그런데 굳이 경기를 뛰면서 내가 아픈 것을 참고 경기를 뛴다고 표현하면서 경기에 나가고 싶지는 않다. 최대한 티 안 내고 경기에 나서고 싶다. 매일 뛰어도 전혀 문제 없고, 언제든지 라인업에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나는 경기를 뛴다"고 힘줘 말했다.

4위 KIA는 시즌 성적 44승36패3무를 기록, 공동 2위 롯데, LG 트윈스와 0.5경기차까지 거리를 좁혔다. 6월 승률 1위를 달리고, 7월에도 3승1패로 승승장구한 덕분이다. 부상자가 이렇게도 많은데 기적과 같은 결과다. 그동안 백업에 머물며 빛을 보지 못했던 오선우, 김호령, 김석환, 김규성, 박민, 고종욱 등이 돌아가며 미친 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성영탁, 이호민 등 올해 1군 첫해인 어린 투수들의 분전도 큰 도움이 됐다.

김태군은 "일단 너무 순수한 마음으로 야구장에서 자기들이 했던 야구를 하기 때문에 너무 보기가 좋다. 순수한 마음으로 계산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하기 대문에 지금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며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손가락 부여잡았던 선수 맞나, KIA 이러니 잘 나간다…"다 통증 안고 …
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KIA전. KIA가 8회 대역전극을 펼치며 7대5로 승리했다. 이범호 감독이 김태군을 맞이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4/

손가락 부여잡았던 선수 맞나, KIA 이러니 잘 나간다…"다 통증 안고 …
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KIA전. 8회말 2사 만루 김태군이 2타점 역전 적시타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4/

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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