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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지금 시점에는 어떤 선수나 다 통증을 안고 뛴다고 생각한다. 굳이 경기 뛰면서 내가 아픈 것을 참고 뛴다고 표현하면서 뛰고 싶진 않다."
KIA는 올 시즌 '부상 병동'이었다. 나성범, 김도영, 김선빈, 박정우, 윤도현, 황동하, 이준영 등이 시즌 도중 부상으로 이탈해 지금까지 돌아오지 못했다. 부상자 중에 전반기에 복귀한 선수는 패트릭 위즈덤과 이창진 둘뿐이다. 나머지는 후반기 합류를 목표로 함평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김태군은 4일 광주 롯데 자이언츠전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3타점을 기록했다. 결승타를 장식하며 7대5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김태군은 "대타로 교체될 생각도 했다. 일단 워낙 나랑 타이밍이 안 맞는 투수였다. 그런데 감독님이 '네가 해결해'라고 하시더라. 그런 기회를 받아서 타석에서 그런 좋은 결과가 나왔던 것 같다. 분명히 변화구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타석에서 사람인지라 언제든지 직구가 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기서 조금 의심을 했던 게 그래도 방망이에 공이 맞지 않았나 그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타구는 3루수와 유격수 사이로 절묘하게 빠져나갔다. 롯데 유격수 전민재가 몸을 날려 어떻게든 처리해 보려 했으나 종이 한 장 차이로 벗어났다.
김태군은 "치는 순간 너무 확신했다. 치는 순간에 '됐다' 했다. 길이 보이기 때문에 치는 순간 너무 짜릿했다"고 이야기했다.
사실 결승타를 치기 전까지는 마음이 무거웠다. KIA 필승조가 먼저 무너지면서 위기가 시작됐기 때문. 2-0으로 앞선 7회 전상현이 ⅓이닝 2실점, 8회 조상우가 ⅓이닝 3실점을 기록하는 바람에 역전패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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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군은 이날 잠시 손가락 통증을 호소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안 아픈 것은 아니지만, 경기는 뛸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태군은 "어떤 선수나 지금 시점에서 다 통증은 안고 경기를 뛴다고 생각한다. 파울팁이 나오면서 그 부위를 건드리니까 거기서 시간을 조금 지체했다. 그런데 굳이 경기를 뛰면서 내가 아픈 것을 참고 경기를 뛴다고 표현하면서 경기에 나가고 싶지는 않다. 최대한 티 안 내고 경기에 나서고 싶다. 매일 뛰어도 전혀 문제 없고, 언제든지 라인업에 이름이 들어가 있으면 나는 경기를 뛴다"고 힘줘 말했다.
4위 KIA는 시즌 성적 44승36패3무를 기록, 공동 2위 롯데, LG 트윈스와 0.5경기차까지 거리를 좁혔다. 6월 승률 1위를 달리고, 7월에도 3승1패로 승승장구한 덕분이다. 부상자가 이렇게도 많은데 기적과 같은 결과다. 그동안 백업에 머물며 빛을 보지 못했던 오선우, 김호령, 김석환, 김규성, 박민, 고종욱 등이 돌아가며 미친 활약을 펼친 덕분이다. 성영탁, 이호민 등 올해 1군 첫해인 어린 투수들의 분전도 큰 도움이 됐다.
김태군은 "일단 너무 순수한 마음으로 야구장에서 자기들이 했던 야구를 하기 때문에 너무 보기가 좋다. 순수한 마음으로 계산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하기 대문에 지금 좋은 성적이 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한다"며 후배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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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