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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정말 중요한 경기였는데, 이겨서 기쁘다. 특히 오랜만에 (터커)데이비슨이 승리할 수 있는 적시타를 쳐서 더 기분좋다."
데이비슨에겐 지난 5월 18일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무려 49일만에 맛본 승리다. 초반 10경기에서 6승1패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지만, 이후 덜컥거리는 부진에 빠져 승수를 추가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5⅔이닝 2실점으로 역투하고, 롯데가 안타 14개를 몰아친 끝에 5대2로 승리하며 모처럼 7승째를 수확했다.
금강불괴와 프레이밍. 그리고 한방 장타력. 롯데 입단 전까지 유강남을 대표하던 3개의 키워드다.
하지만 FA 이적 후 ABS(자동볼판정시스템)가 도입되고, 2년차 시즌 도중 무릎 부상으로 시즌아웃되면서 유강남은 2개의 큰 장점을 잃어버렸다. 지난 겨울 타격 보강에 초점을 맞춰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이유다.
유강남은 이날 1-0으로 앞선 2회초 선두타자로 등장,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진 김동혁의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
번트 실패가 나오면서 1사 1,2루가 됐다. 이어 장두성의 잘맞은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쏠렸고, 유강남은 황급히 귀루했지만 더블아웃되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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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유강남의 첫 마디는 "무엇보다 오늘 데이비슨의 포수로 승리를 도울 수 있어 기쁘다"는 것.
데이비슨은 스프링캠프부터 유독 정보근을 선호했다. 개막 이후에도 정보근과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정보근은 지난 5일 1군에서 말소됐다. 대신 손성빈이 1군에 등록돼다. 김태형 롯데 감독의 선택은 유강남이었다. '데이비슨의 포수'를 강조한 이유다.
유강남은 "? 타석에선 컷패스트볼을 쳤고, 두번째 타석(2타점 적시타)에선 직구를 쳤다. 직구가 올 것 같아서 배트를 짧게 잡았다"고 설명했다.
"어제 날씨가 너무 덥다보니 생각보다 배트 스피드가 나오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짧게 잡고 직구 타이밍에 치자는 공격적인 마인드로 임했는데, 결과가 좋았다."
유강남은 앞서 결정적 상황에 대타로 등장하는 빈도도 높았다. 이에 대해서는 "내가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안타를 친 적도 있지만, 잘 맞은 타구가 잡히거나 기회를 못 살린 적도 있다"면서 "그런 일에 얽매이지 않고, 타석에서 내 최선을 다하는게 중요하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특히 롯데 입단 이후로 타격이 가장 큰 고민거리였다. 올해는 다르다. 타율 2할8푼8리 4홈런 23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34로 한방 있는 타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유강남은 "노력도 노력인데, 정말 올바른 방향성을 갖고 꾸준히 한다는 점이 만족스럽다. 나 자신에게 항상 강조하는 부분"이라며 "겨우내 코치님들과 준비한 부분에 대해 흔들리지 않고 잘해나갈 수 있어 기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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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수 입장에서 나랑 호흡을 맞춘 투수가 안 좋은 평가를 받으면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그런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면서 노력했다. 개인적으론 많은 변화를 준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날 경기에서도 기습번트나 빗맞은 안타가 잦았다. 유강남은 "데이비슨의 운영이 좋았다"며 웃었다.
특히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실점 상황에 보면 안타는 1개고 볼넷을 3개나 줬다. 다음 경기에 피드백을 하면서 수정해나갈 부분"이라고 했다.
"경기 끝나고 내가 고맙다고 했다. 오늘 경기가 정말 중요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
유강남은 남은 전반기 3경기(두산 베어스전)에 대해 "3경기 모두 이긴다는 생각으로 임하겠다. 다같이 힘을 모아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경기 보여드리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