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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선수들이 야구만 하느라 시야가 좁은 경우가 많아요. 어떤 이야기들을 해줘야 조금 더 눈을 뜰 수 있을까요?"
20세가 넘은 성인으로 연봉을 받으면서 경제 활동을 하는 성인들이지만, 학생 시절부터 야구라는 좁은 세상에 갇혀있었던 존재이기도 하다. 그도 그럴 것이 운동 자체에 매달려야 하는 시간이 워낙 길고, 그 밖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구단들도 신인들, 유망주 선수들에게 계속해서 다른 시야, 새로운 세상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한다.
SSG 랜더스는 퓨처스팀 선수들을 대상으로 조금 더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입단한 신인 선수 10명을 포함해 퓨처스팀 선수단 60명을 대상으로 자격, 인격, 품격을 겸비한 프로 선수를 육성하겠다는 게 목표다. "선수가 아닌 사람을 키운다"는 게 구단의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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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관계자가 직접 나와 승부조작의 위험 및 예방법, 도핑의 범위 이해 및 예방법을 강의했고, 프로 선수로서 알아야 할 가장 기본적인 상식인 KBO 규약에 대한 이해(법무법인 화현)도 넓혔다. 또 김주영 교수가 직접 나와 시즌 중 영양 및 식단 관리법을 알려주고, 시즌 뿐만 아니라 야구장에 나오지 않는 비시즌 영양 및 식단 관리법에 대한 강의도 했다.
스티브홍 코치가 부상 방지 및 컨디션 관리법에 대해 알려주고, 추신수 보좌역도 직접 나서 멘털 관리법에 대한 강연을 준비했다.
지난달 메이저리그 레전드 선수 출신인 애드리안 벨트레와 콜 해멀스의 방문 및 멘토링 데이 때는 선수들의 반응도 무척 뜨거웠다. 기술적, 멘털적으로 궁금했던 부분들을 적극적으로 물어 관계자들도 놀랐다는 후문.
선수들에게 가장 실용적으로 필요한 이색 강연도 있다. 평판관리서비스 화이트미 관계자가 선수단에 개인 브랜딩과 SNS 및 팬 관리에 대해 알려주고, 하나은행 관계자가 재테크 및 자산 관리에 대한 강연으로 선수들이 실제 살아가면서 가장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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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구단도 이 부분에 대한 심각성을 주목하고, 1대1로 맞춤형 상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관련 상담을 한 후 니코틴 보조제를 처방하는 등 약물 요법도 진행하고, 금단 증상을 파악한 후 대처법도 안내해준다. 또 금연을 결심한 선수들의 경우 소변 검사를 통해 금연을 성공했는지, 이후로도 전화 상담을 통해 잘 유지하고있는지 확인을 한다. 금연에 성공하게 되면, 구단도 보상을 하기로 했다.
최근 몸 관리에 관심이 많은 선수들이 늘어나면서, 영양/식단 관리법도 많은 주목을 받았다. 구단에서 김주영 교수에게 의뢰해 보다 전문적이고 실질적인 식단 관리법을 강의했다. 라면, 튀김, 햄버거, 과당 등 선수들이 피해야 하는 음식은 물론이고, 개인별 영양 상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진단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또 자칫 놓기 쉬운 비시즌 영양 관리가 프로 선수에게 왜 중요한지에 대한 설명도 강조했다. 실제 타 구단의 모범 선수 사례를 보여주면서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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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에서 이런 디테일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면서 교육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가장 큰 이유는 결국 '좋은 선수이자 바른 인격을 갖춘 성인'이 되게끔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선수들이 이 프로그램들을 얼마나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또 실제로 적용하는가에 따라서 효과 역시 천차만별일 것이다. 스스로 찾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선수가 보다 더 빨리 높은 곳에 올라가게 될 가능성이 크다.
강화=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