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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어깨 수술을 받고 돌아온 선수가 맞나 싶다. 며칠 전에는 종아리 경련까지 일으켰던 터다. 놀라운 회복력이다.
김하성은 0-1로 뒤진 4회초 1사 1루서 보스턴 우완 선발 워커 뷸러의 6구째 88.9마일 한가운데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측으로 라인드라이브로 날아가는 투런홈런을 터뜨렸다. 발사각 21도, 타구속도 106.4마일(171.2㎞)로 뻗어나간 타구는 37피트(11.3m) 높이의 그린몬스터 위 관중석에 꽂혔다. 비거리 389피트(118.6m)로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은 올시즌 첫 홈런을 신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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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것은 김하성이 친 타구가 대부분 라인드라이브라는 점이다. 4경기에서 김하성이 친 인플레이 타구 10개 가운데 타구속도 95마일 이상, 즉 하드히트는 6개로 60%에 이른다. 100마일 이상이 5개로 절반이다. 지난 10일 디트로이트전 6회에 날린 중월 2루타는 107.0마일에 달했다. 9일 디트로이트전 2회에 친 좌전안타는 106.4마일이었다.
평균 타구속도가 92.7마일이다. 샘플사이즈가 작아 김하성의 파워가 늘었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배트 중심에 맞아 나가는 배럴과 하드히트가 자주 나온다는 건 타격 컨디션이 절정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기존 타자들 중 하드히트 비율이 60% 이상인 선수는 없다.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59.4%로 1위이고, 필라델피아 필리스 카일 슈와버(58.4%),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오닐 크루즈(57.8%), 뉴욕 메츠 후안 소토(56.9%),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56.5%) 순이다.
김하성은 지난해 8월 오른쪽 어깨를 다쳐 시즌을 일찍 마감하고 수술을 받았다. 재활에 6개월을 소요했고, 5월 말부터는 트리플A에서 한 달 넘게 재활 경기를 소화했다. 빅리그 수준의 정상적인 타격을 하려면 좀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였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회복력을 과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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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올시즌을 마치면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된다. 내년 1600만달러를 받고 탬파베이에서 1년 더 뛰느냐, 아니면 이를 포기하고 FA 시장에 나가느냐다. 탬파베이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경우 3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한다면 굳이 탬파베이 잔류를 선택할 필요는 없다.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구단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과 같은 타격을 꾸준히 유지한다면 작년 시즌을 앞두고 현지 매체들이 예상했던 7년 1억5000만달러 계약이 마냥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다. 메이저리그 최고 수준의 수비력과 기동력은 달리 설명할 필요가 없다. 올해 김하성은 29세 시즌을 보내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