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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노병은 죽지 않는다. 사라지지도 않는다. 오히려 화려하게 귀환했다. 적어도 올 시즌 KBO리그에서는 그렇다.
김경문 감독은 현장을 떠난지 한참 된 인물이었다. 2018시즌 NC 감독직을 내려놓고 사실상 야인으로 지냈다. 이후 여러 감독들이 바뀌었지만 김경문 감독은 하마평에서도 멀어졌다.
야구에서 감독은 '관리자(manager)'라는 인식이 자리를 잡으면서 시니어 지도자들의 인기가 추락했다. 과거 우리 프로야구는 감독이 전권을 쥐고 운영했다. 언젠가부터 메이저리그처럼 단장의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KBO리그도 분업화로 가기 시작했다. 단장과 감독이 수평적 관계로 가야 하는데 아무래도 대선배를 그 자리에 두기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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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켜보면 한화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김경문 감독은 과거 '두산 육상부'의 창시자다. 2000년대 후반 두산을 리그에서 가장 역동적인 팀으로 탈바꿈시켰다. 화수분의 기틀을 다졌다.
양상문 코치는 LG 감독 시절 '투수 왕국'을 구축한 장본인이다. 양상문 감독 재임기간(2014~2017) LG는 특출난 에이스 없이도 팀 평균자책점 2위를 마크했다. 2017년에는 팀 평균자책점 1위였다. 현재 한화 부동의 캡틴으로 성장한 채은성도 LG 시절 양상문 감독이 발굴한 타자다.
두 베테랑 지도자의 조화 속에 이뤄낸 역동적이고 조직적인 야수진과 안정적인 마운드. 올 시즌 한화에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외국인선수 플로리얼을 필두로 이원석 문현빈 심우준 김태연 등이 적극적으로 움직이면서 한화가 예전과 달리 상당히 빠른 팀이 됐다. 외국인 원투펀치 폰세와 와이스에 류현진 문동주가 이끄는 선발진과 리그 최강 마무리로 떠오른 김서현이 버티는 불펜진은 말할 것도 없다.
공교롭게 두 지도자 모두 KBO리그 우승이 아직 없다. 한화와 함께 의기투합해 대망의 꿈에 점점 다가서고 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