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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후반기? 더 강해질 일만 남았다."
롯데가 전반기 3위 안에 이름을 올린 건 2012년 양승호 전 감독 시절 이후 13년만이다. 프로야구가 10개 구단 체제로 재편된 2015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47승은 롯데 역사를 통틀어 양대리그 시절인 1999년(50승), '로이스터 황금기' 2008~2009년(각 48승) 이후 4번째로 많은 전반기 승수다. 2015년 이후로는 최다승이다. 승률(5할4푼7리)로는 로이스터 시절을 뛰어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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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예스와 전준우가 부상 없이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지만, 지난해 대세로 떠올랐던 이른바 윤고나황손(윤동희 고승민 나승엽 황성빈 손호영)이 나란히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며 번번이 자리를 비웠다.
김태형 감독은 "야구하면서 부상자가 이렇게 많았던 적은 처음이다. 전반기 막판에는 나도 불안불안했다. 거의 매 경기 접전, 짜내기 야구였다. 팀 타율은 1위였지만, 타순 구성이 굉장히 안 좋았다. 레이예스-전준우가 아니면 답이 없어보이는 타선이었다"며 혀를 찼을 정도.
하지만 롯데는 오히려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김태형 감독은 새로운 선수의 발굴과 기용에 적극적인 사령탑. 두산 시절 '화수분' 야구 역시 김태형 감독의 이 같은 적극적인 발굴 노력이 있어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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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격에선 '복덩이' 전민재를 비롯, 만년 백업 장두성 김동혁 한태양, 2년차 이호준, 신인 한승현 박재엽, 육성선수 출신 박찬형 등이 경기 마다 돌아가며 깜짝 스타로 떠올랐다. 이민석이 선발의 한 축으로 우뚝 섰고, 불펜에서는 정현수 김강현이 주축으로 자리잡았다. '사이버투수'로 불리던 홍민기를 선발과 불펜 필승조급 좌완 파이어볼러로 키워냈다. 잊혀진 유망주 윤성빈도 경험을 쌓게 하면서 1군 불펜으로 본격 활약할 채비를 갖췄다.
특히 외국인 투수 반즈의 과감한 교체를 선택, 감보아를 영입한 것도 신의 한수였다. 데이비슨 역시 필요하다면 언제든 교체할 수 있는 결단력의 소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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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감독은 "올시즌은 우리 팀에 좋은 기운이 있는 거 같다. 지는 경기는 맥없이 지지만, 점수 낼 때는 어떻게든 낸다. 솔직히 전반기에 정말 아까운 경기는 3~4경기 정도고, 이길 만한 경기는 대부분 이긴 것 같다"고 돌아봤다.
이어 '3위'라는 숫자에 대해서는 "시즌이 끝날 때 3위로 끝나는 게 중요하지"라며 너털웃음을 지으면서도 "이민석이 기대 이상이고, 홍민기가 필요할 때 큰 역할을 해줬다. 앞으로 조금씩 더 좋아질 거다. (후반기에는)좋아질 일밖에 없다"고 희망을 이야기 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