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과 첫 미팅을 했다. 설 대행이 선수들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5/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방법은 딱 하나, 이기는 수밖에.
그야말로 혼돈의 이틀이었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감독, 단장, 수석코치 동시 경질. 1군 경험이 전혀 없는 2군 감독의 감독대행 승격과 수석코치 공석. 여기에 KBO 영구 실격 처분을 받은 이장석 전 대표이사 딸의 구단 특혜 채용 논란까지 터지며 구단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전력의 팀을 만들어놓고, 왜 성적 탓을 하며 감독과 단장을 경질하느냐"는 비판을 받아내기도 힘든데, 이 전 대표이사 딸 채용 폭탄까지 터졌다. 팬들과 언론의 비난이 쏟아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키움에게는 2년 같은 이틀이 지났다. 17일부터 야구는 다시 시작된다. 설종진 감독대행이 이끄는 키움은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4연전을 치르며 후반기를 맞이한다.
설 감독대행은 15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선수단과의 상견례와 첫 훈련에서 이례적인 코멘트를 했다.
보통 감독대행들은 전임 감독의 야구 스타일과 성과에 대해 평가하지 않는다. 노고에 대한 실례라고 여기기 때문. 그리고 새롭게 함께할 선수들에게도 희망적인 얘기를 해준다. 하지만 설 감독대행은 전반기 처참했던 성적의 키움 야구에 대해 "뛰는 야구가 부족했다"며 더욱 과감히 도루를 하고,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으로 번트 등 작전을 거는 등 개입을 하겠다고 예고했다. 또 외국인 투수들은 상황이 어떻게 되든 일단 6이닝을 기본으로 가져가는 야구를 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과 첫 미팅을 했다. 설 대행이 선수들 앞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5/
여기에 선수단을 향해서는 "프로로서 절실함이 부족했다"고 질타했다. 주장 송성문은 "모두가 보는 관점이 다를 수는 있지만, 감독(대행)님께서 그렇게 보셨다면 우리가 더 간절하게 야구를 했어야 하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선수단은 감독(대행)님께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지금의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다. 이기는 거다. 그것도 확실히 달라진 야구 스타일로 더 절실해진 선수들의 플레이로 승리해야 한다. 그래야 이번 파격 인사에 대한 명분이 서게 된다.
키움 히어로즈 설종진 감독대행이 15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선수단과 첫 미팅을 했다. 설 대행이 외국인 선수들과 인사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5/
삼성은 올시즌 우승을 목표로 한 팀이다. 하지만 전반기 막판 연패에 빠지며 8위까지 추락했다. 후반기 첫 시작은 3연전이 아닌 4연전.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고, 이번 논란으로 뒤숭숭한 키움을 만나 최대한 많은 승리를 따내고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게 뻔하다.
그런 가운데 키움이 인상적인 승리로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까. 일단 17일 첫 경기가 매우 중요할 것 같다. 이 경기 결과에 따라 향후 분위기가 극명히 갈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