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모질게 자신을 내친 구단인데...끝까지 키움 챙긴 홍원기 "우리 선수들, 뜨거운 응원 부탁드린다"

최종수정 2025-07-17 13:20

모질게 자신을 내친 구단인데...끝까지 키움 챙긴 홍원기 "우리 선수들,…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립니다."

키움 히어로즈에서 불명예 퇴진을 한 홍원기 감독이지만, 마지막까지 구단과 선수들을 챙기고 응원했다. 평소 그라운드와 더그아웃에서는 대쪽 같고, 냉정한 이미지의 사령탑이었지만 그의 글귀 하나하나에는 따뜻한 마음이 묻어났다.

홍 감독은 16일 자신의 SNS에 키움을 떠나게 된 소회를 밝혔다.

키움은 올스타전이 끝난 14일 홍 감독, 고형욱 단장, 김창현 수석코치 동반 경질이라는 충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지난 3년간 '리빌딩'을 외치며 전력이 떨어지는 팀 구성을 해놓고, 성적을 이유로 감독과 단장을 모두 보직 해임하는 결정에 야구계 비판이 거셌다.

당사자인 홍 감독은 이틀간 침묵을 지키다, 17일 후반기 개막을 앞두고 키움 감독 자격의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모질게 자신을 내친 구단인데...끝까지 키움 챙긴 홍원기 "우리 선수들,…
스포츠조선DB
홍 감독은 "키움에서의 지도자 생활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팬 여러분들께 인사드릴 기회가 없어, 이렇게 SNS 글을 통해 마음을 전한다"고 글을 시작했다.

홍 감독은 "감독실을 정리하다 보니, 많은 장면들이 스쳐 지나갔다. 2022년 가을 무대에 다시 올랐던 순간은 전율이 돌고, 눈물이 났다. 감독으로서 첫 승을 거뒀던 때 긴장과 기쁨, 감독 취임을 알렸던 날의 설렘도 아직 선명하다. 부산에서 거둔 100번째 승리, 숫자 100이 주는 무게와 책임감이 그날 따라 유난히 크게 다가왔던 기억도 난다. 하나하나 모두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이켰다.


모질게 자신을 내친 구단인데...끝까지 키움 챙긴 홍원기 "우리 선수들,…
스포츠조선DB
홍 감독은 "2009년 코치로 시작해 어느덧 17년이라는 시간을 이 팀과 함께 했다. 코치 시절 입단했던 송성문이 이제 주장으로 팀을 이끄는 모습을 보니, 정말 많은 시간이 흘렀다는 걸 새삼 느낀다"고 덧붙였다.


홍 감독은 "최근 팬 여러분들께서 보내주신 많은 댓글과 메시지들, 답변 드리지는 못했지만 모두 읽었다. 진심 어린 응원과 따뜻한 말들, 정말 큰 힘이 되고 깊이 감사드린다. 퇴근길을 뚫고 응원을 와주시고, 선물과 손 편지를 건네주시던 분들까지 마음 하나하나 다 기억하고 있다. '원기매직' 플래카드, 나와 닮았다며 정성껏 만들어주신 키링, 어린 학생팬들의 편지와 선물 등이 하나하나 선명하게 떠오른다. 그 덕에 끝까지 힘을 낼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모질게 자신을 내친 구단인데...끝까지 키움 챙긴 홍원기 "우리 선수들,…
스포츠조선DB
홍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제는 야구장 밖에서, 조금 멀리서 이 팀을 지켜보려 한다. 마음만은 여전히 그라운드를 향해있다. 언젠가 다시 마주치게 된다면, 그 날은 나도 한 명의 팬으로 누구보다 큰 박수를 보낼 것"이라고 했다.

자신을 모질게 경질한 구단이지만, 끝까지 애정을 드러내는 '대인'의 면모를 보였다.

홍 감독은 "우리 선수들, 남은 시즌 다치지 말고 끝까지 좋은 모습으로 마무리할 수 있도록 팬 여러분이 선수들을 믿고 마지막까지 뜨거운 응원 부탁드린다"고 했다. 또한 음지에서 자신을 도운 프런트를 향해서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애써주신 구단 현장 직원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부족한 나에게 늘 아낌없는 응원을 보내줘 진심으로 감사했다"고 글을 마쳤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