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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설마가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다. 일말의 가능성이 때로는 현실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점수를 합산해 봤더니 김혜성이 4위를 차지했다. 김혜성은 지난 달에는 1위표 3장을 받아 NL 신인왕 모의투표 2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이번 달아는 두 계단 하락했다. 그럼에도 여전히 톱4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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뎁스가 워낙 두터운 '월드시리즈 챔피언' 다저스였기에 주전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 선수층이 얕은 팀이었다면 당장 주전으로 기용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심지어 현지 언론도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김혜성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을 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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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인왕 모의투표 결과를 발표한 MLB닷컴은 '김혜성은 지난 모의투표보다 순위가 두 계단 내려왔지만, 이건 경쟁자들의 수준이 올라가 경쟁이 치열해진 탓이다. 김혜성은 여전히 자신의 장점을 살리며, 뛰어난 주루 능력으로 가치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전반기에 장타는 9개에 불과했지만, 도루를 11개나 성공시켰다. 또한 2루수로 28경기, 중견수로 16경기, 유격수로 8경기를 소화하며 다재다능한 능력을 과시했다'며 '엔리케 에르난데스의 팔꿈치 부상 이후 김혜성의 출전 기회가 늘어나고 있다. 6월에는 선발로 나와 끝까지 경기를 마친 횟수가 6번에 불과했지만, 7월에는 12경기 중 7경기에 선발로 나와 끝까지 그라운드를 지켰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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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현재 경쟁자들을 보면 결코 호락호락한 일은 아니다. 워낙 압도적인 후보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밀워키 브루어스의 괴물신인 투수 제이콥 미시오로스키다. 시속 100마일(약 160.9km)을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운 미시오로스키는 이번 투표에서 무려 19명에게 1위표를 받아 압도적인 모의투표 1위를 차지했다. 전반기에 4승1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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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이 이러한 막강한 경쟁자들을 제치려면 후반기에 더 뚜렷한 임팩트를 남겨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출전 경기가 늘어나야만 한다. 하지만 로버츠 감독은 여전히 철저한 실리위주의 선수단 운용을 하고 있다. 김혜성에게 특별히 더 기회를 부여할 스타일은 아니다.
결국 김혜성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 팀내 주전선수들의 부상이 발생했을 때나 아니면 로버츠 감독에게 기회를 얻을 때 좀 더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할 필요가 있다. 미시오로스키도 언제까지나 잘 던질 수는 없다. 슬럼프가 후반기에 닥칠 수 있다. 김혜성이 이때 치고 나갈 수 있다면 역전 신인왕 등극도 기대해볼 만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