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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저스틴 벌랜더가 또 다시 시즌 첫 승에 실패했다.
이날 패배는 남 탓으로 돌릴 수 없었다. 본인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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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스프링어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고 1사 1,3루에 몰린 벌랜더는 계속된 2사 만루서 바거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겨우 이닝을 마쳤다.
3회에도 형편은 나아지지 않았다. 선두 커크의 내야안타, 로퍼피도의 우전안타로 맞은 무사 1,2루서 어니 클레멘트를 병살타로 잡았으나, 와그너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결국 트리스탄 벡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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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랜더는 투구수 66개 가운데 볼이 25개였고, 4사구를 3개나 허용했다. 또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18명 중 10명으로 높지 않은데다 실투가 많았다.
30개를 던진 직구 구속은 최고 97마일, 평균 95.4마일로 시즌 평균 93.9마일보다 1.5마일이나 빨랐지만, 효과는 없었다. 토론토 타자가 내민 36번의 스윙 중 헛스윙은 5번에 불과했다. 베테랑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는 완급조절과 경기운영능력이 형편없었다는 소리다.
토론토 선발 크리스 배싯이 6⅓이닝 동안 10안타를 맞고도 무실점을 막은 것과 매우 대조적이었다. 투수가 두 자리수 안타를 내주고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은 2015년 6월 1일 시카고 화이트삭스 존 댕크스 이후 약 10년 만이다. 당시 댕크스는 휴스턴 애스트로스전에서 9이닝 10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을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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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랜더는 로저스센터에서 두 차례 노히터를 달성했다.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소속이던 2011년 5월 8일, 그리고 휴스턴에 몸담던 2019년 9월 2일 각각 9이닝 무실점의 노히터를 연출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토론토전은 세월의 버거움을 새삼 느낀 경기였다.
2005년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3번의 사이영상과 1번의 MVP에 오르는 등 20년 동안 시대를 호령했던 벌랜더가 이처럼 고단한 시즌을 보낸 적은 없다. 샌프란시스코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