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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2군이라 해도...전광판 꺼진 채 경기한 마산, 1000만 관중 '인기 광풍' 속 씁쓸한 현실

기사입력 2025-07-23 00:07


아무리 2군이라 해도...전광판 꺼진 채 경기한 마산, 1000만 관중 …
사진출처=독자 제공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아무리 2군 경기장이라지만, 명색이 국내 최고 인기 프로 스포츠 야구인데...

22일 저녁, 창원은 야구로 뜨거웠다. 창원NC파크에서는 NC 다이노스와 KT 위즈의 3연전 첫 번째 경기가 열렸다. 바로 옆 마산구장에서는 공교롭게도 NC와 KT의 퓨처스 경기가 같이 열렸다.

보통 퓨처스 경기는 낮에 열리는데, 최근 무시무시한 폭염으로 인해 야간 경기로 치러졌다. 1, 2군 모두 대진이 같아 흥미로웠다. 두 구장 모두 라이트를 밝히고, 같은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동시에 뛰는 모습이 이채로웠다.

하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1군 경기가 독식한다. 정말 야구와 응원하는 팀에 엄청난 관심이 있는 팬이 아니라면, 2군 경기는 어떻게 흘러가는지 알기 쉽지 않다.

그런 가운데 이날 마산구장에서는 경기 진행에 있어 문제가 있었다.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지만, 또 크다면 큰 문제였다. 경기 도중 전광판이 꺼져버린 것이다.

이날 NC파크에서 1군 경기를 관람하던 한 팬은, 구장 상층부 복도에서 무심코 마산구장 쪽으로 고개를 돌렸는데 전광판이 꺼져있는 걸 발견했다. 오후 7시경, 분명 경기가 한창 진행돼야 할 상황에 스코어, 타순, 아웃과 볼카운트 등 모든 정보가 담겨야 할 전광판이 고장이 난 것이다. 아무리 2군 경기지만, 전광판 송출 없이 경기가 진행되는 건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스포츠조선에 알려왔다.


아무리 2군이라 해도...전광판 꺼진 채 경기한 마산, 1000만 관중 …
스포츠조선DB
바로 NC 구단에 확인 작업을 거쳤다. NC 관계자는 "우리도 2군쪽 연락을 받고 알았다"고 말하며 "3회말이 진행중이던 오후 7시경 갑자기 전광판이 꺼졌고, 약 15분 후 다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전광판이 꺼진채로 경기는 계속 진행됐다는 점. 마산 2군 경기는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다. '어차피 보는 사람도 없으니'라는 인식에서였는지, 별 일 아니라는 듯 경기를 했지만 명색이 프로 타이틀을 달고 벌이는 경기인데 전광판 없이 경기를 한다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다. KBO리그는 지난해 사상 최초 1000만명 관중을 돌파하고, 올해는 그 기록을 뛰어넘는 열기를 뿜어내는 등 엄청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2군 시설 문제는 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최근 키움 히어로즈의 고양 2군 홈구장 시설도 너무 열악하다는 게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다.


아무리 2군이라 해도...전광판 꺼진 채 경기한 마산, 1000만 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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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구장은 NC가 창단 때부터 쓴 정든 홈구장. 하지만 낡은 문제로 1군 경기를 하기에 선수단, 팬 모두 너무 힘들었고 결국 NC파크라는 새 집으로 이사를 가며 추억으로 남기게 됐다. 하지만 2군 경기가 계속 열리고 있으니 관리와 보수는 필수. NC 관계자는 "전광판은 약 5년 전부터 창원시측에 노후화 및 고장에 따른 교체 요청을 했었다. 경기중 전광판 깜박거림 및 투구 스피드가 표시되지 않는 등 고장이 징후가 많았기 때문이다. 예산상의 이유로 전광판 교체는 원활히 진행되지 않았다"고 말하며 안타까워했다.

창원시는 올해 초 발생한 NC파크 인명 사고 여파로, 시설물 관리 등에 소홀한 점들에 대한 질타를 엄청나게 받았다. NC 구단에 책임을 떠넘기려 하고, 기득권만 유지하려는 자세에 NC 구단이 연고지 이전 의사를 드러내자 부랴부랴 적극 협조를 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2군 구장이지만, 정상적이지 않은 전광판을 가지고 야구를 하라는 건 NC와 방문팀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1군 경기장만큼이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해 보인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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