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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민이 친 공이 하늘로 뜨면, 외야수들은 따라가지 않는다...체력 낭비일 뿐이니까

최종수정 2025-07-23 05:07

안현민이 친 공이 하늘로 뜨면, 외야수들은 따라가지 않는다...체력 낭비…
1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2025 KBO 올스타전 홈런 더비, KT 안현민이 타구를 날리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7.11/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외야수들도 이제 아는 거겠지. 따라갈 필요가 없다고...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2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전 승리 후 함박웃음을 지었다. 7대0 완승으로 한화 이글스와의 후반기 첫 3연전을 모두 진 아픔을 털어낸 것도 있지만, 한 선수가 너무 예뻐서였다.

주인공은 올시즌 혜성같이 등장해 '리그 평정 모드'를 켜고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는 '괴력의 근육맨' 안현민. 그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3회 투런포를 터뜨렸다. 상대가 에이스 라일리를 내세운 경기였기에, 1점 리드로는 불안할 수밖에 없었는데 KT쪽에 승기를 가져다준 천금 같은 한방이었다. 5회초에는 다시 한 번 라일리를 두들겨 도망가는 적시타까지 때려냈다. 안현민의 안타에 흔들린 라일리는 다음 타자 이정훈에게 싹쓸이 2루타를 맞고 무너졌다.

시즌 17호포. 홈런 부문 5위로 올라섰다. 31개의 디아즈(삼성)과의 거리는 너무 멀지만, 21개로 2위인 위즈덤(KIA)은 사정권이다. 바로 위 4위는 노시환(한화, 19홈런)과는 2개 차이. 노시환이 91경기 393타석을 소화한 반면, 시즌 출발이 늦었던 안현민은 64경기 275타석 밖에 뛰지 못하면서 세운 기록이다. 이를 감안하면 안현민의 홈런 페이스가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알 수 있다.


안현민이 친 공이 하늘로 뜨면, 외야수들은 따라가지 않는다...체력 낭비…
12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KT전. 1회말 1사 1루 안현민이 투런포를 친 후 환호하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2/
안현민의 홈런은 그냥 홈런이 아니다. 정말 보는 사람의 가슴을 뻥 뚫리게 하는 시원함이 있다. 육군 현역 취사병 시절 단련시킨 근육질의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배트와 타구 스피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맞았다 하면 비거리는 무조건 보장이다. 파울 폴대 근처 100m짜리 홈런, 이런 건 없다. 이날도 130m짜리 홈런을 쳤는데, NC 좌익수 권희동은 타구가 뜨는 순간부터 공을 따라갈 생각도 하지 않고 바라보기만 했다.

5월1일 김택연(두산)에게 쳤던 인상적이었던 시즌 첫 대포가 130m였다. 최고 비거리는 무려 145m. 5월10일 롯데 자이언츠전 나균안을 상대로 친 홈런이었다. 그리고 140m 홈런 기록도 2개가 있다. 올시즌 최소 비거리가 5월14일 포항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 원태인으로부터 뽑아낸 120m 홈런이었다. 그것도 17개 중 딱 한 번 뿐. 그 외 홈런은 모두 125m 이상이다. 다른 선수들은 120m 홈런만 쳐도 기사에 '대형'이라는 수식어가 달린다.


안현민이 친 공이 하늘로 뜨면, 외야수들은 따라가지 않는다...체력 낭비…
5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T와 한화의 경기, 1회초 KT 안현민이 타석에 들어서다 한화 류현진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05/
안타까웠던 건 올스타전 홈런더비. 사람들의 기대가 너무 컸는지, 긴장하고 힘이 들어가 형편 없는 성적으로 마무리 했지만 중요한 건 정규시즌 경기에서 치는 홈런이다. 모두가 안현민의 괴력을 인정하고 있다. 올해가 풀타임 첫 시즌이니, 이 선수가 경험을 쌓으면 어디까지 성장할지 예측불허다. 그런데 첫 풀타임이라고 믿기지 않을만큼 플레이가 성숙하다. 상대 모두가 자신의 장타를 경계하니, 욕심 내지 않고 툭툭 맞히는 타격을 한다. 신인급 선수들은 잘 나가다, 집중 견제에 흔들리며 슬럼프를 겪는 경우가 부지기수. 그런데 안현민은 장타 욕심만 내지 않는다. 출루에 우선 목표를 두다, 상대가 긴장을 놓는 순간 무섭게 방망이를 돌린다.

모처럼 KBO리그에 판을 흔들 대형 스타 재목이 등장했다. LG 좌완 송승기와 펼치는 신인왕 레이스도 뜨겁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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