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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보시다시피 내가 없어도 팀은 잘 돌아가니까. 남은 경기는 그냥 다 뛰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
손호영은 "여러 가지 생각이 드는데, 항상 말씀드렸듯이 내가 빠지든 누가 빠져도 분명히 대체할 선수는 나온다. 그래서 자리를 계속 지키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의도치 않게 내려갔다. 보시다시피 내가 없어도 팀은 잘 돌아가니까. 남은 경기는 그냥 다 뛰고 싶다는 생각밖에 없다"며 다시 팀 내에서 자신의 입지를 다지고 싶은 의지를 불태웠다.
손호영은 24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그동안의 울분을 털어냈다. 7번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1도루 1득점으로 활약하며 4대0 완승에 기여했다. 덕분에 3위 롯데는 50승(42패3무) 고지를 밟을 수 있었다.
물론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 손호영은 1-0으로 앞선 5회초 선두타자로 2루타를 치며 물꼬를 잘 텄는데, 다음 타자 한태양이 중월 2루타를 칠 때 뜬공을 의식해 2루에 너무 붙어 있었다. 득점하지 못한 채 무사 2, 3루가 된 게 첫 번째 아쉬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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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호영은 "(황)성빈이가 기습 번트를 시도했는데, 내 잘못이다. 내가 너무 급하게 해서 걸렸고, 가까스로 살긴 했는데 내 주루 플레이가 잘못이다. 일단 살아서 너무 다행이고 하늘에 감사드린다. 죽으면 나도 죽을 것 같아서 살려고 하다 보니 그런 것 같다. 고영민 코치님이 기습 번트를 생각하고 있으라고는 했는데, 내가 너무 급하게 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너무 득점하고 싶은 욕심에 실수를 했다. (한태양 2루타 때도) 그것도 잘못했다. 오늘 인터뷰 할 게 아니다. 지금 혼나러 가야 한다. 잘 친 것은 잘 친 것이고, 못한 것은 못한 거니까"라고 반성했다.
재활하는 동안 그라운드가 너무도 그리웠다고. 부상에 자꾸 발목 잡히는 스스로가 답답하기도 했다.
손호영은 "다치고 싶어서 다친 것은 아니지만, 자주 다친다는 게 선수한테는 굉장히 마이너스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게 다 뛸 수 있는 선수가 제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래도 욕심을 버리게 될 수 있는 계기였던 것 같다. 이번에 부상으로 내려갔다 오면서 더 이상 (개인적으로) 욕심낼 것도 없고, 팀 성적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의 가을야구 진출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롯데는 2017년 이후 8년 만에 가을야구 진출을 노린다.
손호영은 "무조건 가을야구에 갈 것 같다. 선수들은 다 무조건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아프지 않고 남은 경기에 다 나가고 싶은 생각뿐"이라며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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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김민경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