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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구한 의인의 시구 [광주 현장]

최종수정 2025-07-25 09:31

'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23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광주 지역을 강타한 물난리 속에서 물에 떠내려가는 시민을 구한 최승일씨가 시구자로 나섰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KIA 타이거즈가 LG 트윈스에게 충격적인 홈 3연전 스윕패를 당했다. 위닝시리즈를 가져갈 수 있었지만, 불펜 붕괴로 뼈아픈 결과를 맞이했다.

22일 첫 경기 패배가 뼈아팠다. 1-4로 끌려가던 KIA는 8회말 대거 6점을 뽑으며 7-4로 경기를 뒤집었다. '약속의 8회'가 재연되자 KIA팬들이 열광했다. 하지만 9회 등판한 마무리 정해영이 4실점으로 무너지며 7대9로 역전패했다.

23일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0-4로 뒤진 7회말 KIA가 대거 4점을 뽑으며 동점을 만들었다. 그런데 연장 10회초에 등판한 조상우가 문보경에게 투런포를 허용하며 무너졌다. 필승조인 조상우와 정해영을 이틀 연속 등판시키고도 연패를 당했다.

24일 경기를 앞두고 이범호 감독은 정해영과 조상우는 3연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발로 나선 양현종이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필승조 빠진 불펜은 더 처참했다. 성영탁-최지민-이준영-이호민이 연달아 등판했지만 8회에 무려 8점을 내주며 완패했다.


'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24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LG-KIA전. KIA가 0대8로 패하며 3연전을 모두 내줬다. 선수들이 힘없이 그라운드로 나서고 있다.
6월 성적 15승7패2무로 1위를 질주한 KIA의 기세가 7월 들어 주춤하고 있다. 1위 한화와의 전반기 마지막 3연전에서 시즌 첫 스윕패를 당한데 이어 2위 LG에게 또다시 3연패를 당했다. 시즌 성적도 4위에서 5위로 떨어졌다. 6위 삼성 라이온즈와의 승차도 1경기에 불과하다.

3연전 내내 속 터진 KIA 팬들을 감동시킨 순간이 있었다. 경기 내용이 아닌 시구였다.

17일 광주 지역에는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 큰 피해를 입었다.

23일 경기에 시구자로 나선 최승일(53)씨는 물에 떠내려 온 노인을 구한 의인이다.


'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물길에 뛰어들어 시민을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는 최승일씨. 연합뉴스
폭우로 물바다가 된 도로로 떠내려 온 한 노인이 아스팔트 틈에 두 다리가 끼인 걸 발견한 최씨는 망설이지 않고 물길 속으로 뛰어들었다. 흙탕물이 노인의 얼굴을 덥치는 급박한 상황에서 노인의 발이 빠지지 않자, 최씨는 나무판자로 물길을 막게 한 후 쇠파이프로 아스팔트 틈새를 벌려 20여 분 만에 노인을 구해냈다.

최씨가 광주광역시 동구 소태동에서 운영하는 자동차공업사 앞에서 벌어진 일이다. 구조작업 도중 차량 한대가 떠내려오며 최씨와 노인을 덮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다행히 직원과 시민 등 20여명이 합세해 자동차를 막아냈다.


'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의인 최승일씨와 함께 구조를 도운 직원들이 시구 전 인사하고 있다.
KIA 유니폼을 입고 마운드에 오른 의인 최승일 씨는 누구보다 힘차고 자신 있게 공을 던졌다. 폭우로 큰 피해를 입은 광주 시민을 위로하는, 경기장의 관중과 선수단 모두에게 큰 감동을 준 단 한 번의 투구였다.


'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시구하는 모습에서도 최승일씨의 용기와 자신감이 느껴졌다.

'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처음 선 챔피언스필드 마운드에서 전혀 긴장하지 않고 공을 던지는 모습

'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손을 떠난 공이 포수 미트를 향해 힘있게 날아갔다.

'스윕패 충격' KIA팬을 뭉클하게 만든 단 한 순간...물난리 속 노인…
KIA는 3연패를 당했지만, 용기있는 시민 최승일씨의 시구는 큰 감동을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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