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7회말에는 한태양의 2타점 적시타가 터졌고, 홍민기는 8회초 역시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며 마무리 김원중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7회초 1사 만루 위기에서 등판한 홍민기를 유강남이 격려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5/
포커페이스로 이름난 홍민기의 얼굴에도 만족한 미소가 떠올랐다. 홍민기는 과거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홈런 맞았을 때 타자 세리머니가 크면 기분이 별로 안 좋을 것 같다. 그래서 나도 세리머니를 최소화하는 편"이라고 했다. 이날도 극적인 승부에 미소로만 답했다.
경기 후 김태형 롯데 감독은 "선취점을 내준 직후 나온 윤동희의 홈런과 손호영의 주루가 경기 중반 흐름을 내주지 않는데 주효했다. 6회, 7회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에 한태양이 만들어 낸 타점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매 순간 어려운 상황에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는 불펜들이 수고가 많고, 1.2이닝을 잘 막아준 홍민기를 칭찬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민기의 감상도 남달랐다. 그는 "요즘 (감독님께서)중요한 순간에 믿고 등판시켜주신다. 그만큼 오늘도 책임감을 갖고 자신있게 마운드에 올라가려고 했다"면서 "7회 1사 만루 등판 상황이 승부처라고 생각했다. 유강남 선배님을 믿고 사인대로 던졌던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2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8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홍민기가 미소짓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5/
또 "후반기부터 타이트한 상황에 계속 등판하고 있다. 좋은 기회를 주시는만큼 놓치고 싶지 않다. 기대에 부응해 팀 성적이 중요한 시기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한때 공은 빠르지만 1군 실전에 나서기 힘들 정도의 제구로 아쉬움을 샀던 홍민기. 이제 당당한 롯데 필승조다. '그냥 가운데만 보고 던져라'라는 코치진의 외침이 마침내 현실이 됐다. 강렬한 직구 외에 2종류의 슬라이더도 일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