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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진이형은 나의 대투수, 다시 맞붙고 싶다" 세기의 대결 후에 전한 진심[대전 인터뷰]

기사입력 2025-07-26 21:51


"현진이형은 나의 대투수, 다시 맞붙고 싶다" 세기의 대결 후에 전한 진…
26일 대전 한화전 승리 후 인터뷰하는 김광현. 사진=나유리 기자

[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저 또한 의식했어요. 평소보다 긴장이 많이 되더라고요."

SSG 랜더스 김광현은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6이닝 동안 6안타 3탈삼진 1볼넷 2실점으로 선발 승을 거뒀다. 총 81구를 던진 김광현은 직구 최고 구속 150km, 평균 구속 145km를 기록했다. 직구(26구)와 주무기 슬라이더(27구)를 활용했고, 커브(14구)와 체인지업(14구)으로도 효과를 봤다.

이날 경기는 김광현과 한화 류현진의 첫 맞대결로도 많은 관심이 쏠렸다.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인 두 사람은 베테랑이 된 시점에서 19시즌만에 처음 한 경기에서 투구했다.

류현진이 1이닝 5실점으로 먼저 내려가면서 김광현이 판정승을 거뒀다. SSG 타자들은 1회부터 집중력있는 공격을 펼치며 김광현에게 5점의 리드를 안겼고, 김광현은 호투로 화답했다.

마지막 고비까지 잘 넘겼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냈던 김광현은 SSG가 8-0으로 앞서던 6회말 심우준~이진영~리베라토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경기 최대 고비였다.


"현진이형은 나의 대투수, 다시 맞붙고 싶다" 세기의 대결 후에 전한 진…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에서 9-3 승리를 거둔 SSG 이숭용 감독이 선발 김광현을 격려하고 있다.
이날 김광현은 6이닝 2실점을 기록하며 팀의 9-3 승리를 이끌며, 류현진과의 첫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2025.7.26연합뉴스
문현빈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며 4연속 피안타. 그러나 심기일전한 김광현은 노시환을 상대로 초구에 병살타를 유도해냈고, 뒤이어 채은성까지 내야 땅볼로 처리하면서 무사 만루를 2점으로 잘 막았다. 팀도 9대2 대승을 거두면서 김광현은 시즌 6승(7패)에 성공했다.

경기 후 만난 김광현은 "저 또한 의식이 안될 수가 없는 경기였다. 시작 전부터 카메라도 많이 들어오고, 스케치도 많이 했다. 그래서 몸 풀때 처음으로 이어폰을 끼고했다"면서 "대전이 워낙 함성 소리가 크다. 관중들과의 거리도 가깝고, 항상 만원 관중이다. 그래서 긴장도 됐고,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1회초 최정의 선제 적시타가 터진 후 "1점만 뽑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했는데, 정이 형이 안타를 치고나서 마음이 편해졌다"는 김광현이지만, 류현진의 조기 강판이 마냥 기쁜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 '낭만의 맞대결'을 꿈꿨다. 김광현은 "야수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저도 낭만이 있어서 서로 완투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투를 펼치고 싶었다. 현진이형은 늘 저에게 따라가야 하는 투수였다. 항상 위를 올려다보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엄청 막 기분이 좋진 않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서로 컨디션이 좋을때 최고의 피칭을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류현진과의 다음을 기약했다.


"현진이형은 나의 대투수, 다시 맞붙고 싶다" 세기의 대결 후에 전한 진…
26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한화 이글스 경기가 끝난 뒤 김광현(오른쪽 세번째)이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이날 김광현은 6이닝 2실점하며 팀의 9-3 승리를 견인하며 류현진과의 첫 선발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었다. 2025.7.26연합뉴스

이날 SSG 선수들은 김광현의 승리를 돕기 위해 심기일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지만, 사실 최근 위기에 빠져있는 SSG였다. 6연패를 가까스로 끊은 후, 한화와의 3연전 첫날(25일) 경기도 0대4로 완패를 하면서 팀 분위기도 처져있었다.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선수단 주장을 맡은 김광현 역시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오늘 저를 도와주는 야수들의 마음이 정말 느껴졌다. 너무 감사했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를 정말 잘해줬다. 그동안 주장으로서 미안하기도 했다. 팀 성적이 떨어져있는 게 내 탓인 것 같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지금 5할 승률을 왔다 갔다 하는데, 조금만 더 해주면 충분히 가을야구 싸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주장이 처음이지만, 선수단 전체가 조금만 더 힘내서 파이팅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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