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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저 또한 의식했어요. 평소보다 긴장이 많이 되더라고요."
류현진이 1이닝 5실점으로 먼저 내려가면서 김광현이 판정승을 거뒀다. SSG 타자들은 1회부터 집중력있는 공격을 펼치며 김광현에게 5점의 리드를 안겼고, 김광현은 호투로 화답했다.
마지막 고비까지 잘 넘겼다. 5회까지 무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막아냈던 김광현은 SSG가 8-0으로 앞서던 6회말 심우준~이진영~리베라토에게 3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날 경기 최대 고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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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후 만난 김광현은 "저 또한 의식이 안될 수가 없는 경기였다. 시작 전부터 카메라도 많이 들어오고, 스케치도 많이 했다. 그래서 몸 풀때 처음으로 이어폰을 끼고했다"면서 "대전이 워낙 함성 소리가 크다. 관중들과의 거리도 가깝고, 항상 만원 관중이다. 그래서 긴장도 됐고, 더 집중하려고 노력했다"며 웃었다.
1회초 최정의 선제 적시타가 터진 후 "1점만 뽑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응원했는데, 정이 형이 안타를 치고나서 마음이 편해졌다"는 김광현이지만, 류현진의 조기 강판이 마냥 기쁜 것은 아니었다. 그 역시 '낭만의 맞대결'을 꿈꿨다. 김광현은 "야수들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저도 낭만이 있어서 서로 완투까지는 아니더라도 호투를 펼치고 싶었다. 현진이형은 늘 저에게 따라가야 하는 투수였다. 항상 위를 올려다보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엄청 막 기분이 좋진 않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서로 컨디션이 좋을때 최고의 피칭을 한번 더 했으면 좋겠다"고 류현진과의 다음을 기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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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SSG 선수들은 김광현의 승리를 돕기 위해 심기일전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지만, 사실 최근 위기에 빠져있는 SSG였다. 6연패를 가까스로 끊은 후, 한화와의 3연전 첫날(25일) 경기도 0대4로 완패를 하면서 팀 분위기도 처져있었다. 올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선수단 주장을 맡은 김광현 역시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은 "오늘 저를 도와주는 야수들의 마음이 정말 느껴졌다. 너무 감사했다. 타격도 타격이지만 수비를 정말 잘해줬다. 그동안 주장으로서 미안하기도 했다. 팀 성적이 떨어져있는 게 내 탓인 것 같기도 했다"면서 "우리가 지금 5할 승률을 왔다 갔다 하는데, 조금만 더 해주면 충분히 가을야구 싸움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저도 주장이 처음이지만, 선수단 전체가 조금만 더 힘내서 파이팅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대전=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