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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께 직접 피자 배달했죠" 치명적 실책 떨쳐낸 마황, 되찾은 미소 → 속죄의 맹활약 "팀에 피해끼치지 않겠다" [인터뷰]

최종수정 2025-07-26 22:51

"감독님께 직접 피자 배달했죠" 치명적 실책 떨쳐낸 마황, 되찾은 미소 …
인터뷰에 임한 황성빈. 김영록 기자

"감독님께 직접 피자 배달했죠" 치명적 실책 떨쳐낸 마황, 되찾은 미소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6회말 무사 1루 황성빈이 안타를 친 후 기뻐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6/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피자? 감독님께도 직접 가져다드렸다."

'마황' 황성빈이 전날의 굴욕을 이겨내고 조금이나마 미소를 되찾았다.

황성빈은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주말시리즈 2차전에서 9대4, 롯데 자이언츠와의 완승을 이끌었다.

2안타 1볼넷으로 3번 출루하며 팀 공격의 물꼬를 텄다. 특히 1회 선취 2득점과 6회 쐐기 3득점의 시작을 알리고, KIA 내야를 흔들며 진두지휘한 주인공이 바로 그였다.

하지만 경기 후 만난 황성빈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전날 7회초 1실점으로 이어진 자신의 결정적 실책, 그리고 뒤를 이어 분을 이기지 못하고 에어컨의 송풍구를 때려 파손시킨 행동이 내심 마음에 걸렸다.

황성빈은 "요즘 제가 계속 1번타자로 나갔는데, 출루를 많이 하지 못해서 신경이 많이 쓰였다 오늘은 3번 했으니까, 팀에 조금 도움이 된 거 같다"라며 이날 경기를 돌아봤다.


"감독님께 직접 피자 배달했죠" 치명적 실책 떨쳐낸 마황, 되찾은 미소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6회말 무사 1루 고승민의 번트 안타 때 황성빈이 3루까지 진루하는 과정에서 심판이 위즈덤의 주루방해를 선언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6/
"서울 원정 때 잘맞은 타구가 자꾸 야수 정면으로 가더라. 페이스를 찾지 못했던 사실이다. 그래도 감독님이 계속 기용해주시니까, 결과를 내는게 선수의 입장이다. 오늘 같은 경기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내가 좋지 않은 결과에 너무 깊게 빠져들다 보니 흐름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었던 것 같다."

특히 결과적으로 이범호 KIA 감독의 퇴장으로 이어진 6회말 폭풍 주루가 역시 황성빈이란 찬사를 받을만했다. 안타로 출루했고, 고승민의 번트 안타에 KIA 내야진의 당황을 틈타 3루까지 내달렸다.


3루에서의 상황만 보면 KIA 3루수 위즈덤의 태그가 더 빨랐다. 하지만 3루심은 포구하는 과정에서 위즈덤의 왼다리가 황성빈의 주로를 막았다고 판단, 주루방해 판정을 내렸다.


"감독님께 직접 피자 배달했죠" 치명적 실책 떨쳐낸 마황, 되찾은 미소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9회초 무사 1루 위즈덤의 뜬공을 황성빈이 달려와 잡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6/
비디오판독을 거쳐도 판정이 바뀌지 않자 이범호 KIA 감독이 벼락같이 뛰쳐나왔다. 하지만 명품 3루수 출신인 이범호 감독의 거듭된 항의에도 판정은 바뀌지 않았고, 비디오판독에 항의한 이범호 감독은 자동 퇴장됐다. 롯데는 윤동희의 2타점 적시타로 9-3까지 달아났고, 사실상 거기서 승부가 끝났다.

당시 상황에 대해 황성빈은 "주루는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순간적인 판단에는 자신감이 있다. 과감하게 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주루 방해와는 별개로)2루를 돌때 3루를 가도 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위즈덤과의 충돌이 만만찮았지만, 다행히 손에 특별한 부상은 없었다.

이어 전날 상황에 대한 조심스러운 질문이 던져졌다. 황성빈은 고개를 숙였다.


"감독님께 직접 피자 배달했죠" 치명적 실책 떨쳐낸 마황, 되찾은 미소 …
인터뷰에 임한 황성빈. 김영록 기자
"나 자신에게 너무 화가 났다. 절대 그래선 안됐는데, 기분이 태도가 됐다. 단체 스포츠에서 절대 용납될 수 없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어제 (승리에도 불구하고)선수단 미팅이 있었다. 내 잘못을 인정하고, 두 번 다시 같은 행동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황성빈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선수단에게 속죄의 피자도 쐈다. 다들 즐겁게 먹었다고. 김태형 감독의 반응은 어땠을까.

황성빈은 "직접 피자를 가져다드렸다. 감독님께서 문제의 부분에 대해 다시한번 인지시켜주셨다. 두번다시 같은 행동으로 팀에 피해끼치지 않겠습니다 라고 대답했다"고 떨렸던 그 순간을 돌아봤다.


"감독님께 직접 피자 배달했죠" 치명적 실책 떨쳐낸 마황, 되찾은 미소 …
2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9대4로 승리한 롯데 김태형 감독이 황성빈과 하이파이브하고 있다. 부산=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26/
"개막전에 같이 야구했던 선수들이 죄다 2군에 누워있었다"며 한숨을 쉰 황성빈은 "이제 다들 돌아왔으니까, 결과를 내는게 내 역할이다. 확실히 다들 시너지 효과가 나는 거 같고, 나만 좀더 잘하면 된다"고 스스로를 다잡았다.

"지금도 높은 순위에 있지만, 롯데는 더 올라갈 수 있는 팀이다. 순위 같은 건 가을야구가 확정된 뒤에 조금 더 생각해보겠다. 지금 당장은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


부산=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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