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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때문에 졌는데 스프링캠프인가? SF 감독과 당사자의 한가한 소리 "데버스, 오늘 수비 많이 해 반가웠다"

기사입력 2025-07-27 19:43


그것 때문에 졌는데 스프링캠프인가? SF 감독과 당사자의 한가한 소리 "…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라파엘 데버스. AP연합뉴스

그것 때문에 졌는데 스프링캠프인가? SF 감독과 당사자의 한가한 소리 "…
라파엘 데버스가 5회초 브랜든 니모의 땅볼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1루로 굴려 처리하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순위 싸움이 본격화한 중차대한 시점에 이해하기 힘든 '실험'을 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라파엘 데버스에게 생애 첫 1루 수비를 맡긴 것이다. 3루수 출신인 데버스는 올시즌 개막부터 지명타자로만 뛰었다. 샌프란시스코로 이적한 뒤에도 30경기에 모두 지명타자로 선출전했다.

그런데 지난 23일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에 데뷔 첫 1루수로 출전했다. 올해 샌프란시스코 포지션 가운데 가장 유동적인 곳이 바로 1루다.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41경기), 윌머 플로레스(18경기), 도미닉 스미스(25경기), 케이시 슈미트(11경기) 등이 거쳐갔다. 이제는 데버스가 붙박이로 나서는 분위기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는 팀이 시즌 도중 주력 야수의 포지션을 바꾸는 건 굉장히 이례적이다. 당연히 불안한 모습이 노출된다.

27일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홈경기에 데버스는 생애 세 번째로 1루수로 선발출전했다.

1-0으로 앞선 5회초 1사후 좌타자 브랜든 니모의 강습 땅볼을 몸으로 막은 데버스는 제대로 잡지 못하고 앞으로 굴려 겨우 베이스를 터치해 처리했다. 1루 커버를 들어온 투수 로비 레이에게 멋쩍은 웃음을 지어보였던 데버스. 그러나 6회초 수비 때는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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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루수 라파엘 데버스가 6회초 1사 1,루서 브렛 베이티의 땅볼을 잡았다 놓치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여전히 1-0으로 앞섰지만 1사 1,2루의 위기. 레이는 좌타자 브렛 베이티를 1루수 땅볼로 유도했다. 공을 포구한 데버스가 2루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윌리 아다메스에게 던지려는 순간, 공이 손에서 빠지고 말았다. 이를 다시 잡은 데버스는 2루를 포기하고 직접 1루를 밟고 타자주자만 아웃시켰다. 제대로 잡아 송구했다면, 1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더블플레이를 완성해 그대로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계속된 2사 2,3루서 레이가 마크 비엔토스에게 좌측 2루타를 얻어맞고 2실점해 1-2로 전세가 뒤집어졌다. 이 스코어는 변하지 않고 경기가 종료됐다. 데버스의 더블플레이 실패가 결정적인 승부처였다고 보면 된다.


앞서 0-0이던 4회초에는 무사 2,3루서 베이티의 땅볼이 마운드와 1루 사이로 굴러오자 투수 레이가 처리하려고 움직이고 있는데도 데버스는 1루 커버를 들어가지 않고 타구를 향해 나오려다 뒤늦게 상황을 인식, 1루로 들어가 레이의 송구를 받았지만 타자주자를 잡지 못했다.

경기 후 MLB.com은 '1루수로 출전한 첫 2경기에서 많은 테스트를 받지 못한 데버스는 오늘은 여러차례 수비 기회를 맞았지만, 대부분 불안한 결과를 가져왔다. 데버스의 새로운 포지션에 대한 경험 부족이 1대2의 패배로 연결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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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9회말 우중간 펜스 상단을 때리는 2루타를 터뜨리고 있다. Imagn Images연합뉴스
데버스는 경기 후 "그런 상황은 늘 일어날 수 있는 일들이다. 오늘 내가 제대로 했어야 하는 플레이가 있었는데, 그게 야구의 일부"라며 "우리는 더블플레이를 할 기회가 있었다. 아웃카운트를 하나 밖에 잡지 못해 결국은 결정적인 안타를 맞고 말았다"고 했다.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 역시 데버스를 두둔했다. 그는 "오늘 데버스가 많은 공을 처리할 기회를 가져 반가웠다. 그와 같은 상황이 많이 생길수록 공을 잡을지 아니면 1루로 들어갈지를 결정하는 더욱 많은 플레이들을 겪을 것이다. 결국에는 그에게는 득이 되는 일들"이라고 했다.

데버스도 "매일 배우는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점점 1루 수비가 좋아질 것이라고 믿는다. 1루 수비력을 높이는 건 나의 임무"라고 했다. 멜빈 감독이나 데버스나 스프링트레이닝서 할 수 있는 말들을 내뱉었다.

지역 매체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은 '자이언츠는 데버스에 대해 1루 수비에 익숙할 때까지 인내심을 발휘하려는 모양이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이슈가 있다. 샌프란시스코는 공력력이 약해 투수력과 수비력이 중요하다. 오늘 경기가 그랬다. 샌프란시스코의 유일한 득점은 4회 올스타 좌완 데이비드 피터슨으로부터 뺏은 1점 뿐'이라고 꼬집었다.

공격력이 약한데, 1루수 데버스의 수비 불안 때문에 경기가 더 어렵게 됐다는 뜻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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