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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이제 시간이 없다. 20~30경기 기다려줄순 없다. 이겨야하는 시간이다."
최원준과 이우성은 주전급 외야수, 홍종표는 내야 멀티백업인 반면 김시훈과 한재승은 올시즌 주로 2군에 머물고 있는 불펜 요원, 정현창은 신예 내야수다.
다시한번 '투수는 금값'이란 업계의 격언이 떠오르는 대목. KIA로선 조상우 전상현 정해영 등 필승조에게 걸리는 과부하를 덜어줄 선수를 백방으로 찾은 끝에 이 같은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내부 자원에선 마땅치 않다고 보고 외부로 눈을 돌린 모양새다. 두 사령탑이 전격적으로 트레이드를 추진했고, 구단의 승인을 거쳐 공식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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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9회초 박찬호가 중견수 뜬공이 잡히는 것을 미처 못보고 질주했다가 더블 아웃이 된 것에 대해서도 "한 베이스 더 가는 좋은 플레이를 하려던 거고, 원래 베이스러닝을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라면서도 "신경쓰고 집중해야한다. 또 그런 플레이가 필요한 상황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한다. (3-9로 뒤지고 있으니)자신이 3루까지 가는 것보단 주자를 모으는게 더 중요했다"고 일침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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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이날 경기 시작하자마자 또 고종욱이 박찬호의 타구가 안타 처리되는 것을 보지 못해 보기드문 좌익수 앞 땅볼이 나왔다. 순위 싸움에서 최중요 경쟁자인 LG-롯데를 상대로 잇따라 연패를 경험한 KIA 선수들의 '멘붕(멘탈 붕괴)'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올시즌 부상으로 고전중인 나성범과 허벅지 통증에 시달리던 김선빈 이야기가 나오자 이범호 감독은 한층 더 속상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상적인 감각을 찾는데 (나성범은)10경기 정도는 필요할 거라고 봤다. 그 뒤로는 자기 페이스를 찾아줘야한다. 지금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20경기, 30경기 회복할 때까지 기다려줄 수가 없다. 많은 경기를 이겨야하는 시점이고, 나성범이나 김선빈은 지금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다. 자기 컨디션을 올리기 위한 욕심을 부릴 필요가 있다. 나성범 김선빈의 복귀와 함께 달릴 준비를 해왔는데, 팀이 달리지 못하고 있다. 힘을 더 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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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트레이드에 대해 최고참 최형우가 아내에게 "자식 같은 애들이 전부 (내 곁을)떠났다. 인생 참"이라며 탄식한 사실도 공개됐다.
말 그대로 벼랑끝에 몰린 KIA로선 돌파구 마련을 위한 간절함이 엿보인 트레이드다. KIA는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까.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