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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야구'가 먼저 살아나니, '컨택트'도 좋아졌다. SF 이정후 볼넷 2개+적시타. 하지만 팀은 4연패

기사입력 2025-07-29 21:32


'눈야구'가 먼저 살아나니, '컨택트'도 좋아졌다. SF 이정후 볼넷 2…
이정후가 29일(한국시각)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 9회말 1사 3루서 좌전적시타를 터뜨리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살아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눈야구'의 회복이다. 예리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타석에서 기다림에 익숙해지면서 정확성도 향상되고, 출루 횟수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런 이정후의 부활이 팀의 상승세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게 옥에 티다.

이정후는 29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홈경기에 5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 2볼넷 1도루 등 알찬 활약을 펼쳤다. 비록 2사 만루에서 삼진을 당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지만 그래도 전반적으로는 제 몫을 했다고 볼 수 있다. 3번이나 1루를 밟았고, 타점도 추가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53(380타수 96안타)이 됐다. 시즌 100안타 고지가 눈 앞에 다가왔다.

확실히 아직까지는 5, 6월의 깊은 타격 슬럼프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율 2할5푼대는 이정후의 몸값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적어도 2할7푼대 이상으로는 끌어올려야 한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만한 점은 7월들어 회복의 기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7월 들어 타율 0.306(72타수 22안타)를 기록 중이다.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이 0.321(28타수 9안타)로 또 올라간다. 게다가 이 기간에 5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매경기 출루를 달성했다. 덕분에 최근 7경기 출루율은 무려 0.424에 달한다.


'눈야구'가 먼저 살아나니, '컨택트'도 좋아졌다. SF 이정후 볼넷 2…
이정후. Imagn Images연합뉴스
타격감 회복의 시발점이 '눈야구'라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정후는 28일 뉴욕 메츠전과 29일 피츠버그전에서 연속으로 2개의 볼넷을 골라나갔다. 최근 10경기에서 볼넷은 6개를 골라낸 반면, 삼진은 단 2번 밖에 당하지 않았다. 그 중 1개가 29일 피츠버그전에 나왔다.

이날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볼넷을 골라났다. 1-1이던 1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 미치 켈러와 8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펼치다 볼넷을 얻어냈다. 이정후의 판정승이다. 첫 이닝부터 상대 투수에게 많은 투구수를 이끌어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정후는 1루에 나간 뒤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하며 '발야구'도 했다.

2회말 두 번째 타석은 아쉬웠다. 2사 만루에 타석에 나온 이정후는 다시 켈러를 만나 이번에도 7구까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3B2S에서 몸쪽 꽉찬 코스로 들어온 95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에 선 채로 삼진을 당했다. 워낙 좋은 구위와 코스였다. 이번에는 켈리가 이겼다.


이후 이정후는 4-4로 맞선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2사 1, 2루에서 상대 불펜투수 라미레즈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나갔다. 라미레즈는 스위퍼 2개와 포심 2개를 모두 이정후의 콜드존인 바깥쪽 코스로 던졌다. 하지만 이정후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채 볼넷을 이끌어내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윌머 플로레스가 내야땅볼에 그치며 역전 점수를 뽑지 못했다.


'눈야구'가 먼저 살아나니, '컨택트'도 좋아졌다. SF 이정후 볼넷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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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차례 눈야구로 1루를 밟은 이정후는 드디어 타격에서도 자신감을 보여줬다. 9회말 1사 3루에서 피츠버그 마무리 데이비드 베드나에게 좌전 적시타를 뽑아냈다. 이번에도 눈야구가 바탕이 됐다. 7구까지 신중하게 승부를 이어간 끝에 볼카운트 2B2S에서 7구째 높은 포심패스트볼(96.8마일)을 밀어쳐 1타점 좌전적시타를 날렸다. 밀어치는 타격의 회복세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다만 이정후의 적시타가 팀의 승리를 부르진 못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적시타로 5-6까지 추격했지만,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한 채 4연패에 빠졌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LA다저스와는 이제 8경기 차이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5위권 밖이다. 남은 55경기에서 36승 이상을 거두지 못하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거의 어렵다는 뜻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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