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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깊은 슬럼프에 빠져 있던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이정후가 살아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역시 '눈야구'의 회복이다. 예리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타석에서 기다림에 익숙해지면서 정확성도 향상되고, 출루 횟수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런 이정후의 부활이 팀의 상승세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게 옥에 티다.
확실히 아직까지는 5, 6월의 깊은 타격 슬럼프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타율 2할5푼대는 이정후의 몸값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적어도 2할7푼대 이상으로는 끌어올려야 한다.
그나마 위안으로 삼을 만한 점은 7월들어 회복의 기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정후는 7월 들어 타율 0.306(72타수 22안타)를 기록 중이다. 최근 7경기에서는 타율이 0.321(28타수 9안타)로 또 올라간다. 게다가 이 기간에 5개의 볼넷을 얻어내며 매경기 출루를 달성했다. 덕분에 최근 7경기 출루율은 무려 0.424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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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볼넷을 골라났다. 1-1이던 1회말 2사 3루에서 상대 선발 미치 켈러와 8구까지 가는 긴 승부를 펼치다 볼넷을 얻어냈다. 이정후의 판정승이다. 첫 이닝부터 상대 투수에게 많은 투구수를 이끌어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이정후는 1루에 나간 뒤 곧바로 2루 도루를 성공하며 '발야구'도 했다.
2회말 두 번째 타석은 아쉬웠다. 2사 만루에 타석에 나온 이정후는 다시 켈러를 만나 이번에도 7구까지 풀카운트 승부를 펼쳤다. 그러나 3B2S에서 몸쪽 꽉찬 코스로 들어온 95마일짜리 포심 패스트볼에 선 채로 삼진을 당했다. 워낙 좋은 구위와 코스였다. 이번에는 켈리가 이겼다.
이후 이정후는 4-4로 맞선 4회말 세 번째 타석에서는 2사 1, 2루에서 상대 불펜투수 라미레즈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나갔다. 라미레즈는 스위퍼 2개와 포심 2개를 모두 이정후의 콜드존인 바깥쪽 코스로 던졌다. 하지만 이정후는 유혹에 넘어가지 않은 채 볼넷을 이끌어내며 만루 찬스를 만들었다. 그러나 후속 타자 윌머 플로레스가 내야땅볼에 그치며 역전 점수를 뽑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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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정후의 적시타가 팀의 승리를 부르진 못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이정후의 적시타로 5-6까지 추격했지만, 더 이상 점수를 뽑지 못한 채 4연패에 빠졌다.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두인 LA다저스와는 이제 8경기 차이다. 와일드카드 경쟁에서도 5위권 밖이다. 남은 55경기에서 36승 이상을 거두지 못하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사실상 거의 어렵다는 뜻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