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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김도영 돌아온다고 뭔가 해결될 분위기가 아닌 게 문제다.
7연패에 빠진 팀이 지지 않았으니 다행인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심리적으로 진 것이나 다름 없는 최악의 경기 내용이었다는 게 큰 충격인 상황이다. 연장 끝까지 힘만 빼고, 얻은 게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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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조상우가 대타 정수빈에게 2루타를 맞았다. 맞을 수는 있다. 문제는 긴 연패에 빠지면, 선수들이 '이러다 또 지면 어쩌나'라는 불안감이 몸을 경직시켜 예상치 못한 플레이 결과를 만든다는 점. 두산 이유찬의 희생번트가 이어졌다. 일단 1루에서 타자 주자를 잡고 아웃카운트를 늘려야 했는데, 조상우의 송구는 원바운드로 날아갔고 베이스 커버를 들어온 김규성이 이 공을 잡지 못했다. 투수 송구 실책. 하필 이닝을 앞두고 2루수를 김선빈에서 김규성으로 바꿨는데, 이런 플레이가 나오니 이 감독 입장에서는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을 듯.
그렇게 허무하게 동점을 내줬는데, 바뀐 투수 이준영도 똑같은 번트 수비 상황에서 1루수 키를 넘기는 어이없는 '아리랑 송구'를 해 팀을 큰 위기에 빠뜨렸다. 투수들 중 가까운 곳에 공 뿌리는 걸 힘들어하는 선수들이 제법 있지만, 평소 그런 모습을 보인 적 없던 이준영이기에 결국 긴장과 압박에 의한 실책이라고 볼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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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만다행 두산이 무사 1, 3루 찬스를 날려 역전을 당하지 않은 KIA.11회말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무사 만루. 두 타자 중 한 명만 희생 플라이를 쳐도 7연패 탈출이었다.
하지만 박찬호가 박신지의 초구를 잘못 걷어올릴 때부터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극도로 제구가 흔들린 박신지가 물러날 수 없는 상황에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질 거라는 판단은 좋았다. 그런데 박찬호도 오직 '희생플라이'만 머리에 담고 들어왔는지, 너무 극단적으로 손목을 써 낮은 공을 들어 올렸다. 내야를 겨우 벗어난 유격수 인필드플라이. 3루주자는 도저히 움직일 수 없었다. 팀 배팅 의도는 좋았지만, 역효과가 나버렸다. 차라리 자신 있게 방망이를 휘둘러라도 봤다면, 후회가 덜 남았을 듯.
김규성도 1B2S 상황서 삼진을 당하면 안된다는 압박에 바깥쪽 낮은 유인구를 툭 대고 마는 스윙을 해버렸다. 전진 수비를 한 두산 내야의 그물에 걸릴 수밖에 없는 타구. 무사 만루가 득점 없이 2사 만루가 되며 이제는 끝내기 적시타를 쳐야한다는 압박감이 후속타자에게 넘어간 상황. 천하의 최형우도 쉽지 않았다. 플라이로 물러나며 경기는 허무하게 무승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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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그래도 승부수를 던진 충격적 트레이드로 인해 팀 분위기가 뒤숭숭할 수밖에 없는데 1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충격적인 경기까지 해버렸으니 선수들은 더 자신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나마 희소식은 햄스트링을 다쳤던 김도영이 다음주 돌아온다는 건데, 현재의 분위기와 경기력이라면 김도영이 온다고 해도 극적으로 좋아질 거라는 기대를 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루 빨리 연패를 끊어내고, 팀 분위기가 살아나는 가운데 김도영이 합류해야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